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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만세 (자유게시판)

 
작성일 : 08-12-12 15:25
[프레샨] "은행들 뒤치다꺼리할 때 지구는 '할딱할딱'"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5,762  



기후변화협약 제14차 당사국 총회가 지난 1일부터 오는 12일까지 폴란드 포츠난에서 열린다. 160여 개국에서 약 9000여 명이 참여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200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의 효력이 다하는 2013년부터 시작될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논의된다.

이번 회의 결과에 따라 2009년 11월 코펜하겐에서 채택될 코펜하겐의정서의 틀이 결정될 예정이다. <프레시안>은 현지를 방문한 환경단체 활동가의 연속 기고를 총회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4회에 걸쳐 싣는다.

이 대표는 에너지 효율을 강화하고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확대하는 대신 원자력 발전과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적 해결책을 강조하는 이번 회의의 분위기를 비판적으로 전한다. <편집자>

① "위기를 틈타 부활을 노리는 그들을 보라"







▲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폴란드 포트난에서는 전 세계의 온실 감축 방안의 틀을 짜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각국이 소극적인 가운데, 지난 6일 전 세계 약 2000여명의 NGO 활동가들이 모여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과 전 세계 시민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프레시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지구 온난화는 상식이 되었다. 이미 일부 국가는 경제적이거나 생태적인 이유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과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국가는 '국익'을 위해 기후변화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관심조차 없다.

기후는 공유재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지구적 사안이다. 해결 방식을 결정하는 것 또한 지구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UNFCCC COP)에서 국가별 정책 프레임과 방식을 규정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방식을 최종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우역곡절 끝에 탄생한 1997년 교토의정서는 당사국 총회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과연 교토의정서와 같은 시장 메커니즘이 지구와 인간을 구하는데 바람직하고 기후변화에 효과적인 방식일까?

작년 인도네시아 발리에 이어서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폴란드 포츠난에서 1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다. 2013년부터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체제를 설계하고 합의하는 게 목적이다. 최종 결정이 2009년 15차 코펜하겐 총회인 점을 감안하면 정확히 1년이 남은 셈이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경제 위기의 여파로 주요 국가들이 기후 변화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무성했다.

실제로 회의장 안팎에서는 이러한 예측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던 서유럽 국가들도 자국의 경제 상황을 핑계대고 있다. 총회 개최국인 폴란드는 세계 석탄 매장량 12위이고, 자국 전력의 94%를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생산한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화력 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 폴란드 정부는 그렇게 되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밖에 없게 돼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이유를 들어 총회를 방해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은 여전히 자국의 단기적인 경제적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 지구적 위기 상황에 대한 자신들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 그런데 회의장 안팎에서 다른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NGO와 일부 제3세계 국가는 기후변화의 본질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있다.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은 기후변화 총회가 열리기 며칠 전 "기후변화 : 자본주의로부터 지구를 구하기(Climate Change : Save the Planet from Capitalism)"라는 기후변화에 대한 좌파적 입장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제3세계와 사회적 약자들의 주장을 대변한 '불편한 진실'이다. 그 진실을 행사장 곳곳에서 생생하게 접할 수 있었다.

인류가 소위 문명을 이루고 살기 시작한 이래, 기후변화는 1750년대 산업혁명으로 시작되었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들은 500만 년에 걸쳐 생성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자국의 경제성장과 편리한 생활양식을 위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자본주의 체제의 끝없는 경쟁과 이윤 추구는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이러한 체제에서 사람들은 인간이기보다는 소비자가 되었고, 지구는 천연자원과 원자재가 되었다. 현재 자본주의는 전 세계의 비대칭과 불균형의 원인이다. 소수의 사람들은 사치와 낭비로 지구를 소비하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은 굶주림에 고통을 받고 있다. 자본주의는 화석연료와 물, 토양, 숲을 상품으로 만들었고 이제는 기후까지 거래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기후변화 자체도 이미 사업이 되었다." 모든 것을 사고 팔수 있게 만드는 자본주의 특성상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전 세계 빈곤층과 약자들은 기후변화가 제시하는 "자본주의와 죽음의 길"과 "자연과의 조화와 인간다운 삶의 길"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탄소배출권거래(ETS)와 청정개발체제(CAM) 등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선진국과 체제 전환국이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약속이 바로 교토의정서다. 그러나 2012년까지 시간이 남긴 했지만, 현재까지 이들 국가들의 실적을 보면 2006년까지 배출 감축은커녕 1990년 대비 9.1%가 증가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CDM과 같이 개도국에 도입한 시장 메커니즘은 확실한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시장이 금융과 생산 시스템을 통제할 수 없는 것처럼, 시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없고, 오직 금융업과 거대 기업들을 위한 막대한 사업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자신들이 유발한 이번 금융위기에서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 4조1000억 달러를 책정했다. 이 액수는 단지 130억 달러뿐인 기후변화 프로그램에 비해 313배나 많다. 기후변화를 위한 자원은 불공평하게 분배되고 있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 감축('완화')과 비교하면, 현재 진행 중인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위협받고 있는 문제('적응')에 훨씬 적은 자원이 투자되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따르면, 적응에는 1710억 달러가 필요하고, 완화에는 380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150여개의 개도국에 약5억 달러의 적응 기금만이 조성되어 있다. 또 지구와 환경을 가장 많이 더럽힌 국가들에 대부분의 자금이 흘러들어가고 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국가들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 CDM 프로젝트의 약 80%가 4개의 신흥공업국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기후변화의 시장 메커니즘은 반환경적인 국가와 산업들이 기후변화 프로그램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얻는 모순을 낳는다. 제3세계 국가들은 남반부에 대한 기술이전과 재정지원은 단지 말뿐이라고 비판한다.







▲ 한 NGO 활동가가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장에서 지구 온난화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북극곰을 내세우며 각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프레시안

12월 6일 포츠난 중심가에서 약 2시간 동안 열린 '기후변화대응 국제공동행동의 날'에 전 세계 약 2000여명의 NGO 활동가들이 모여 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과 전 세계 시민들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는 "Our Climate, Our Furture" "Time to Show Us the Hope" 등 다양한 구호들이 등장했다.

환경정의, 에너지정치센터, 진보신당 등 한국에서 도착한 '제14차 기후변화총회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회의 참가단'도 이날 캠페인에 동참해서 한 목소리를 냈다. 강도 높은 포스트 교토체제를 촉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고, 특히 "Climate Justice Now"에 대한 주장이 각종 펼침막과 캠페인 물품에 등장한 것이 눈에 띈다. 그만큼 기후정의의 문제는 '적응'과 '정의로운 전환' 등 기후변화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담론이다.

이들 기후정의와 좌파세력들은 시장 메커니즘 중심의 교토메커니즘을 보다 급진적으로 변화시키길 원한다. 자본주의를 기후변화의 구조적 원인으로 보고, 선진국은 자신들의 소비 패턴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1500~2500억 달러에 달하는 화석연료 보조금을 없애고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이것은 지역 분산적이고 중소규모의 태양, 지열, 풍력과 같은 대안적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리고 열대우림과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대규모 플랜테이션을 통한 바이오연료를 반대한다.

무엇보다도 선진국의 1990년 대비 2012년까지 5%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확실하게 이행할 것을 강조한다. 지구를 오염시킨 국가들이 현재의 약속도 지키지 않은 채 미래에 더 많이 감축하겠다는 말을 수긍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진국은 최소한 2020년 40%와 2050년 90%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새로운 약속을 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국가에서 배출을 계속하기 위한 배출감축 인증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유연성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역사적으로 오염에 대한 책임이 없는 개도국은 현재의 상황을 가져온 야만적인 산업화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대안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 형태를 실현하기에 필요한 공간을 보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도국은 전제조건으로 선진국의 재정지원과 기술 이전이 필요하다.

그들은 구체적으로 선진국들이 개도국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 재정 메커니즘(Integral Financial Mechanism)을 구상한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 적응과 완화 프로그램 실행, 기술 발전과 이전, 흡수원 보존과 증대, 기후변화로 발생한 자연재해의 대응,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발전 계획 실행에 투자하길 원한다. 이 메커니즘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ODA와 별도로 선진국들의 최소 GDP 1%와 오일과 가스, 금융거래, 해양과 항공운송과 다국적 기업의 이윤에 대한 세금으로 조성되어야 한다. 물론 재정은 프로그램에 직접 지원되어야 하고 시장 논리에 따른 프로젝트로 지원 되어서는 안 된다. 자연을 보존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온실가스를 덜 배출한 국가들에게 우선권을 줘야 한다. 특히 세계은행과 지역 개발은행과 같은 중간단계를 거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술은 반드시 공적 영역에서 이전되어야 하고, 개도국에게 기술 이전을 방해하거나 더 비싸게 기술 이전을 하는 사적 형태와는 분명히 선을 긋는다. 이를 위해서 선진국은 특허권과 지적 재산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원주민들이 수세기 동안 자연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지속가능하다고 증명된 방식으로 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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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후변화의 원인을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직접 연결시켜 기후정의를 실현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에 맞서 정의로운 전환의 '다른 세상'을 희망하고 있다. 총회 장소에 모인 정부 대표단과 산업계 대표들의 무관심과 침묵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바로 기후정의를 외칠 시간이다. "Climate Justice Now"

/이정필 에너지정치센터 영상·미디어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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