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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만세 (자유게시판)

 
작성일 : 09-02-12 14:32
[부안주민투표 5주년] 부안이 옳았습니다.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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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안시민발전소 소장 이현민




부안을 기억하십니까?



부안주민들의 한바탕 축제가 열렸던 2004년 2월 14일을 기억하십니까? 어느덧 5년이 흘렀습니다. 그때는 눈도 참 징그럽게 많이 내렸습니다. 보름이 넘도록 쏟아지는 눈발을 헤치며 온 마을을 헤매던 아주머니들이 있습니다. 이른바 ‘아줌마 홍보단’입니다. 노란 잠바를 입고 삼삼오오 다니며, 집집마다 방문하여 투표인 명단을 작성하고, 주민투표의 참여를 독려하였습니다. 눈을 맞으며 서있는 마을 가로수에 노란 리본을 매달아 주민투표를 알렸습니다. 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전국의 많은 단체들이 ‘부안 방폐장 유치 찬?반 주민투표 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켜보았습니다. 한편에서는 당시 공무원들이 사무실을 비운 채 주민투표가 불법이라며 참여를 못하게끔 홍보를 하였습니다. 하늘에서는 헬기를 동원하여 투표장에 가지마라는 전단이 뿌려졌습니다. 2003년 7월 ‘부안 방폐장 유치신청’으로 폭발한 찬성, 반대의 극심한 대립을 해결하기 위하여 제안되었던 독자적인 부안주민투표 실시 당시의 풍경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72%의 투표 참여, 92% 반대였습니다. 이렇게 부안 방폐장 사태는 사실상 일단락되었습니다. 그리곤 이듬해 중?저준위와 고준위의 분리저장과 3,000억 지역발전지원금+@, 양성자가속기 사업, 한수원 본사 이전으로 덧씌워진 채, ‘50년 전 선거판으로의 회기, 막걸리투표’라는 불명예속에서 치룬 4개 후보지역 동시 주민투표를 통하여 결국 경주에 유치가 확정 되었습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조중동을 위시로 한 언론에서는 부안을 ‘굴러들어온 호박’을 넝쿨째 걷어 찬 지역이기주의로 몰아버렸습니다.



방폐장 공사가 한창인 지금, 아직까지 경주가 덕분에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해마다 2~3차례 경주를 방문하여 방폐장과 신월성 발전소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지역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있습니다. 경주 역시 끝없는 내홍을 겪으며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06년 12월 주민들의 격한 저항으로 구속자가 발생되기까지 하였습니다. 물론 언론에는 실리지 않았습니다.



올해부터 ‘사용 후 핵연료 공론화’가 구체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중?저준위가 들어오면 고준위 처분장은 들어오지 못한다. 오히려 월성핵발전소의 사용 후 핵연료를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던 여론마저 쏙 들어가 버린 채, ‘혹시라도 일본의 로카쇼무라 처럼 핵 단지가 되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부안주민투표를 통하여 그나마 정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와 주민간의 갈등을 일단락 시킬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당시 부안주민들의 투표율 72.04%의 기록은 주민투표 이후 아직까지 어느 선거에서도 기록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부안지역에서 방폐장 문제가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부안은 아직도 방폐장 사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부안이 간절히 원한 것은 '생명과 평화'입니다. 이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자 커다란 희생을 치른 것입니다. 유치, 반대의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부안주민들은 찬?반을 떠나 저마다 가슴 한구석에 깊은 상처와 응어리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 후 몇 번의 선거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아물기는커녕 상처는 덧나고 깊어져 갔습니다.



부안 주민은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외쳤습니다. 전기 생산을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이 나라의 에너지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직접 실천하였습니다. 정부가 시행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에 다른 곳보다 앞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출자하여 소형 햇빛발전소를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지붕위에 얹혀져 있는 태양전지판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논, 밭에서 만드는 ‘환경 석유- 바이오 디젤용 유채’로 다시금 부안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에너지와 관련하여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자니, 몇 년 사이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에너지 위기’, ‘에너지 전환’, ‘재생가능 에너지’등의 말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여론이 ‘호떡집에 불난 듯’ 난리가 났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고유가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응으로 에너지문제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습니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중심산업이 되었습니다. 일본의 ‘후꾸다 비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밝힌 ‘녹색일자리 계획’이 그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역시 얼마 전 ‘녹색성장 기본법’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부안이 옳았습니다. 이제 에너지 전환이 시대의 대세입니다. 아무리 감추고 가로 막으려 해도, 역사는 그렇게 뚜벅뚜벅 큰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5년 전 주민투표는 부안 주민들만이 아니라 전국의 종교, 법조계, 학계, 민중,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이가 함께 하였기에 가능하였고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부안주민은 국책사업의 유치로 지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고, 더디 가더라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선택하였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다시 어둠의 시대입니다. 민주주의가 신음하고 있는 이 때, 부안 주민투표가 가진 의미가 다시금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2.14 부안주민투표 5주년’을 기념하는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아직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2월 14일입니다. 함께 하시렵니까? 마침 토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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