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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진 포커스

 
작성일 : 09-04-20 00:22
영국 환경주의자와 운수 노동자는 밀월 관계? (Enerzine Focus-준비 2호)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5,526  

영국 환경주의자와 운수 노동자는 밀월 관계?

― 기후변화의 시대, 운수노동자들의 대응


 

2009. 4. 20. 한재각(에너지정치센터 운영위원)


heathrow.jpg2008년 5월 31일, 영국 히드로 공항 인근의 공터에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것은 히드로 공항을 확장하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위한 것이었다. 항공은 가장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교통 수단으로 시위대들은 정부가 진정으로 기후변화 대책을 추진하려 한다면, 히드로 공항 건설을 포기하고 대신 철도 등의 보다 친기후적인 교통수단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영국의 철도항만운수노조(RMT)은 지지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그 다음달 “누가 대안이 없다고 그랬나? - 항공 수송을 절감할 수 있는 철도의 잠재력 평가”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시위대들의 주장이 충분한 근거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환경주의자 시위대와 노동조합 사이에 밀월 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에너지정치센터의 새로운 보고서 <기후변화와 노동운동의 대응 방향-교통분야.물류부문을 중심으로 >은 이 궁금증의 일부를 풀어줄 것이다.


***


세계 총 에너지 이용의 26%,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의 23%가 교통 부문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2004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하다. 2005년 기준으로 교통부문 에너지 소비는 전체 중에서 약 21%이며, 온실가스 배출량의 비중도 약 20%에 달한다. 따라서 석유정점이나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하면서, 교통부문에서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유럽을 비롯하여 소위 선진국들은 철도와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교통 시스템을 전환하고 연비 기준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수립?강화하며, 바이오 연료(bio-fuel) 사용을 확대하고 하이브리드나 연료전지 자동차 등을 개발하는데 뛰어들고 있다. 또한 탄소세 등을 도입하여 교통 분야를 포함하여 에너지의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소비를 억제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책들의 적합성에 대해서 계속 토론이 되고 있으며 또한 기존의 석유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계의 저항이나 방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다는 대의 아래에 추진되는 정책 방향 전체가 쉽게 뒤집혀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정책과 그에 따른 교통부문에서의 변화가 교통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중대한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점에 주의를 기울려야 한다. 예컨대 거의 모든 정부와 정책 전문가들이 주문하는 바는 트럭 등에 의존하는 물류 운송으로 철도 운송으로 대폭 전환해야 한다는 점인데, 이것은 화물연대와 같은 물류 운송 분야의 노동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따라서 교통 분야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들은 이미 추진 중이거나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기후변화 정책에 의해서 노동자들이 받게 될 영향에 대해서 미리 점검하고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정치센터는 운수노동정책연구소의 의뢰에 의해서 2009년 2월 <기후변화와 노동운동의 대응 방향-교통분야.물류부문을 중심으로 >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에너지 체계에서 교통?수송 분야의 현환을 점검하며 국내외의 기후변화 국제협상과 정책이 교통?수송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점검해보고 있다. 계속 증가하는 교통 분야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인해서 교통 분야는 국제협상이나 각국 정부에 의해서 초점이 되는 분야 중에 하나이며, 그 대책으로 EU를 포함하여 여러 나라에서 철도 운송과 대중교통으로의 전환(Modal shift) 정책 등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대응종합기본계획’이나 ‘친환경 교통물류법(안)’이 마련되면서 교통 분야에 대한 전환을 추진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이런 전환의 불가피성을 지적하면서, “석유 비중과 석유발전 비중을 낮추는 것이 국가에너지계획의 기본 방향이므로 수송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 부분은 유럽의 교통 분야 노동조합들이 환경과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현황을 정리하여 소개하고 있는 점이다. 우선 유럽노총(ETUC)은 2007년 <기후변화와 고용>이라는 이 분야 최초의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교통 분야에서 에너지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그에 따라서 고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는 교통 수요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철도와 대중교통으로의 전환, 교통량을 줄이기 위한 도시계획의 수정, 지속생산과 소비 정책 등을 결합하였을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당히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유럽노총의 이런 연구는 노동조합의 향후 활동방향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기초적인 노력이라면, 유럽운수연맹(ETF)의 TRUST 프로젝트는 운수 노동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기후?에너지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동자 내부에서 진행된 심도 깊은 토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6년 10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올해 9월에 대의원대회에서 채택될 전략문서를 위해서 진행되고 있는 것인데, “노동조합이 운수정책을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넓은 개념으로 확장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토론을 통해서 나온 논의들을 잠시 살펴보면, “생태보호가 고용손실”을 낳지 않도록 하고, “환경규제를 일관된 운수정책으로 통합”하며, “인프라 개선과 에너지효율 향상을 통해 연료소비와 오염배출을 감축”하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고원인인 노동조건과 환경사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조합과 환경단체 간의 관계개선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개별 국가 수준에서의 이루어진, 영국 철도항만운수노조(RMT)의 활동 사례는 실천적인 측면에서 노동조합 활동가들에게 큰 영감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RMT는 영국 정부가 2007년 말부터 런던 인근의 히드로 공항을 확장하는 계획에 반대를 하면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항공교통이 아닌 철도 등의 대중교통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환경에도 유리하며 고용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RMT가 의뢰한 연구에 의하면 히드로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가 철도에 의해서 도착 가능한 도시들을 연결하고 있지만, 그것은 여행 시간, 비용, 정시(定時)성 면에서 뒤지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분석되었다. 대안으로 RMT는 고속철도 연결망을 확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정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결론을 통해서, “도로 교통의 수송부담율과 고용율의 급격한 저하를 막으면서도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대응 방향”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방향에 구체적인 정책과 활동을 모색하는데 외국 노조의 활동 사례가 주는 함의를 정리하였다 : 노조가 “기후변화 혹은 환경 이슈를 다루어야 할 필요성과 시급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대중교통과 철도교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방향”의 불가피하다는 인식 하에 유럽노총과 같은 “고용 축소의 가능성에 대해서 면밀한 검토”를 위한 연구를 시급히 시작해야 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데 노동자의 참여와 역할이 강조”되어야 한다. 또한 RMT의 사례와 같이 노조의 “지역개입전략과 고용 안정성”의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


[보고서] 기후변화와 노동운동의 대응 방향-교통분야.물류부문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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