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젠더: 기후정의와 젠더정의를 중심으로

이정필(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목차>

1. 서론
2. 기후변화와 젠더의 관계
    2-1. 기후변화가 젠더에 미치는 영향
    2-2. 여성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2-3. 기후변화와 젠더의 관계
3. 국제 동향과 논쟁
    3-1. 국제 동향
    3-2. 인구정의와 기후정의
4. 한국에서의 기후-젠더 담론 흐름
    4-1. 기후대응의 주체로서의 여성
    4-2. 녹색일자리와 여성
5. 기후정의와 젠더정의
    5-1. 젠더통합된 기후정책
    5-2. 에코페미니즘
    5-3. 기후정의와 젠더정의
6. 결론

1. 서론

   기후변화가 환경이슈만이 아니라 사회정의의 영역과 결합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여성, 노동자, 농어민, 소수 인종 및 원주민과 같이 차별받고 과소대표되는 집단들에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여성주의 그룹은 2000년대 들어서 적극적으로 기후변화와 젠더의 관계에 착목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여성주의 담론과 전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부장제․자본주의 구조에서 여성은 열악한 생활조건과 사회적 성역할 때문에 남성보다 기후변화에 더욱 취약하다는 문제의식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생태적 감수성을 여성(성)에 포함시키는 여성주의의 환경대응의 대상이 기후변화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에는 국제기구에서도 미약하나마 기후변화를 젠더적 관점에서 파악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유엔이 성불평등은 기후위기와 취약성과 교차하고 기후변화는 성불평등을 포함한 기존의 불평등을 확대할 것이라 견해를 밝히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젠더 이슈가 기후담론에서 최소한의 시민권은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UNDP, 2009: foreword). 캐나다 대외원조처(CIDA) 등 일부 국가들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젠더적 문제의식을 반영한 기후변화 개발펀드를 운영하기도 한다.
   국내 여성주의 입장에서도 생태 문제와 젠더 문제를 통합적으로 접근해온 흐름이 존재한다. 특히 자연에 대한 지배와 여성에 대한 지배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입장을 취하는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은 여성주의 이론에 생태주의 시각을 포함하고, 생태문제의 해결방법에 여성주의 시각을 포함할 것을 요청한다. 2000년대 들어 에코페미니즘의 진영은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 발언을 높이고 있는데, 특히 환경부 등 여성정책담당관 제도 도입을 요구한 바 있는 여성환경연대의 활동이 두드러졌다(연합뉴스, 2001.11. 참조). 최근에는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과 기후변화대책에 젠더적 관점과 여성 참여를 요구하는 주장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이수연 외, 2009; 홍승아 외, 2009; 김귀순, 여성신문, 2010.2.12; 강선미, 여성신문, 2009.5.29; 여성신문 2009.6.26; 2010.4.23).
   그럼에도 1970년대부터 에코페미니즘이 출현한 서구에 비해 국내의 관련 담론의 역사가 짧다는 점, 그리고 국내에서 기후변화 자체에 대한 의제설정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기후변화와 젠더에 대한 논의는 극히 부족한 형편이다.
   이 글은 기후변화 이슈와 젠더 이슈, 특히 두 이슈간의 통합적 접근에 대해 관심이 부족한 한국 상황을 직시하면서 관련 담론의 활성화를 위해 기후-젠더문제를 시론적으로 검토하고자 작성되었다.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기후변화와 젠더의 관계를 상호작용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고, 2) 기후변화의 젠더적 접근과 대응에 대해 국제사회의 동향과 논쟁을 중심으로 검토한 다음, 3) 한국사회의 기후-젠더의 담론 흐름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후, 4) 젠더통합적 기후정책의 필요성, 에코페미니즘의 잠재력, 그리고 기후정의와 젠더정의의 세력화를 제시한다.
(* 원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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