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조선업은 2003-2008년간 수주량, 건조량 및 수주잔량 등에서 세계 1위를 유지했던 수출주력 산업이지만, 2008년 세계 경기 침체와 설비투자 과잉 등으로 위기와 침체를 경험한 바 있고, 그 여파도 지속되고 있다. 반면에 한편 조선업 후발주자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한 대대적인 금융지원,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 등을 무기로 한국을 따라잡아서 2009년 10월에는 수주량 및 수주잔량에서 한국을 앞서기에 이르렀다.
조선업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2009년 4월 부실 조선사의 구조조정과 우량 조선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연계하여 추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선업의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정책은 주로 부실기업의 퇴출 및 내실화를 도모하고 있어 생산경쟁국의 전략이나 보다 장기적인 산업구조 재편 등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 전환 정책이 제대로 강구되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조선소 사업장을 포괄하고 있는 금속산업 노동조합 역시 장기적인 산업구조 전환 정책에 대해 전략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당장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해외에서는 위기에 처한 조선업이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산업인 풍력 제조업으로 전환하여 위기를 극복한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도 메이저 조선업계가 풍력산업에 앞 다투어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탄소집약적 제조업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으로의 ‘녹색전환’ 차원이라기 보다는 사업다변화의 측면이 강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조선업의 노동력을 풍력산업으로 재숙련하여 전환하는 기획도 아직 부재하며, 전환 과정에서 노동조합도 전략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특히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과제를 맞아 산업구조의 녹색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업의 풍력산업으로의 전환은 여러 가지 가능성과 함께 고려 요소들을 제기한다. 특히 한국의 조선업이 풍력산업으로 부분적으로 혹은 전면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을 타진해 본다.  

[목차]

1. 연구의 배경과 문제의식
 2. 조선업의 특징과 현황
 3. 조선업과 풍력산업
   1) 조선업과 풍력산업의 연관성
   2) 풍력산업 전환과 고용
 4. 해외 조선업의 풍력 전환 사례
   1) 전환의 배경
   2) 독일 조선업의 전환 사례
   3) 영국 조선업의 전환 사례
 5. 국내 조선업의 풍력 전환 조건
 6. 조선업의 정의로운 전환 모색
   1) 전환의 방향과 전망
   2) 정책적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