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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칼럼

 
작성일 : 18-02-12 10:59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를 위한 변명 (권승문)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9,900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발표 이전에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둘러싼 쟁점과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발표 후 투자 방식과 수용성, 환경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확대가 점점 중요한 과제가 된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한국형 FIT 제도를 도입하고 REC 가중치를 개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두 정책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에너저 전환 경로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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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를 위한 변명
[초록發光] '한국형' FIT제도란 무엇일까?

요즘 태양광 발전과 관련해 상반돼 보이는 뉴스가 눈에 띈다. 한 쪽에서는 "돈 되는 햇빛농사?…온 동네가 패널로 뒤덮일 판"이라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청원서를 올렸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언뜻 보면 태양광 발전이 돈이 된다는 건지, 안 된다는 건지 아리송할 따름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돈을 벌고 있는 곳이 보인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이유를 알려면, 먼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를 이해해야 한다. 정부는 2012년부터 RPS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가 500M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공급의무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비율 이상으로 신재생에너지 의무발전량을 할당하면, 공급의무발전사들은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건설하거나 외부로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입해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현재 공급의무발전사는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자회사 6개사와 대형 민간발전사들 등 21개 발전사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공급의무발전사들은 RPS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직접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돌리거나 다른 발전사로부터 REC를 구매해 의무할당량을 채울 수 있다. RPS 시장에서 REC 매매는 크게 2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공급의무발전사와 발전사업자 당사자끼리 계약시장에서 하는 거래와 스팟(SPOT)시장인 현물시장에서 거래하는 방식이다. 2016년 공급의무발전사들의 RPS 의무이행 실적 비중을 보면, 자체 건설이 46%, 계약시장에서의 REC구매가 39%인 반면, 현물시장에서의 REC 구매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자체 건설의 대부분은 바이오매스 발전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었듯 2016년 발전5개사의 혼소 바이오매스를 통한 RPS 의무이행 비중은 47.9%에 이른다. 2016년 감사원이 지적한 것처럼 혼소 바이오매스의 발전원별 투자비가 가장 낮기도 하지만, 혼소 바이오매스 발전이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설비를 보유한 공급의무발전사들에게는 손쉽게 RPS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혼소 바이오매스 발전은 우드펠릿(톱밥 같은 작은 입자) 같은 목질계 고형 연료를 다른 화석 연료와 함께 태우는 방식을 말한다.

계약시장에서의 REC구매의 경우 공급의무발전사들이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과의 거래를 통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공급의무발전사들의 경우 의무이행 실적을 손쉽게 달성할 수 있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에게서 더 낮은 가격으로 REC을 구매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수익의 원천인 REC가격이 수시로 변화하고 점차적으로 낮아지는 현물시장에서 공급의무발전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사업의 성패를 가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국의 RPS 시장은 대형 공급의무발전사들이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REC가격을 낮출 수 있는(다른 말로 경제성을 갖춘)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양산하고,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에 되어 있다. 물론 RPS제도는 시장경쟁을 통해 가장 비용이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데에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 하지만 독과점 구조인 한국의 전력산업구조 하에서 '공정한’ 시장경쟁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을 대상으로 한 발전차액지원(FIT)제도를 재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년째 제기돼 왔다. FIT제도는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고정가격에 매입함으로써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불확실성을 감소시키고 투자를 촉진하며, 재생에너지원별로 기준가격을 달리함으로써 다양한 재생에너지원을 고르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서도 FIT제도를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시행한 바 있다. FIT제도는 재생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가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지원하는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문제점이 발생해 폐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세계 주요 국가들은 RPS와 FIT제도의 장단점을 보완하며 두 제도를 병행해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2002년부터 의무할당제(RO)를 시행했지만, 시장가격 및 재정적 리스크 문제, 물량 위험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RO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2010년 4월 소규모 전력 부문에서 FIT제도를 채택해 시행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FIT제도를 RPS제도로 전환하였으나, 중소규모의 지붕형 설비, 200kW 이하의 육상설비에 대해서는 FIT제도를 유지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소규모 사업에 한하여 FIT제도를 실시하고 있고, 플로리다주의 경우 RPS제도 내에서 발전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운 태양광 발전원에 대해 FIT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을 발표하면서 국민참여 확대 방안의 하나로 협동조합 및 농민(100kW 미만)과 개인사업자(30kW 미만)를 지원하는 한국형 FIT제도를 5년 간 한시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FIT제도는 REC 입찰 등과 같은 절차를 생략하고 기존 RPS제도 하에 공급의무자인 발전 6개사가 재생에너지사업자의 20년간 수익 안정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제도가 어떻게 설계될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소규모의 기준이 협동조합 및 농민과 개인사업자 간에 왜 다른 것인지, 정부가 아닌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이 왜 구매자의 역할을 하는 것인지, 5년간 만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FIT지원가격을 어떻게 적정하게 책정할 것인지 등 향후 설계과정에서 풀어야 할 의문점과 과제가 산적해 있다. 

설마 그럴 리 없겠지만, 기존 정부 부처와 정책, 산업의 구조(산업통상자원부, RPS, 전력산업)를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5년만 버티면 된다는 일부 정책결정권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 

/ 권승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 초록발광은 프레시안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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