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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칼럼

 
작성일 : 18-11-26 11:33
과천 태양광 개발 사업,'가짜 뉴스' 뒤로 숨지 말라 / 한재각 소장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799  
서울 그리고 과천의 갈등은 한국 에너지전환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한편에서는 정치권력의 야심찬 목표와 성급하고 무성의한 추진이, 다른 한편에서는 지금껏 누려왔던 특권을 가짜 뉴스를 방폐삼아 유지하려는 이기심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것이 수도권 지역의 재생에너지 확대 시도를 교착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에너지/전력을 다소비하는 수도권 도시들 사이의 갈등과 교착은, 이들보다 더 힘없는 비수도권 지역의 주민들과 농민들이 감내하는 고통으로 귀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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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태양광 개발 사업,'가짜 뉴스' 뒤로 숨지 말라
[에정칼럼] 수도권 재생에너지 확대의 장애물

서울시는 2018년, “태양의 도시, 서울” 계획을 밝히면서, 202*년까지 태양광 발전설비를 2GW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기후변화, 미세먼지 그리고 핵위험에 벗어나기 위해서 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일이었다.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에 박원순 시장은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에너지전환의 정책을 앞장 서 실험하면서 희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재생에너지3020 이행계획을 선도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다시 나섰고 있다. 감사할 일이다. 이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야심찬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실적 달성을 위해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과천에서 서울에너지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태양광 개발사업이 주민들의 저항에 직면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소유의 서울대공원에 딸린 넓은 주차장에서 10MW 용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시민펀드 방식으로 자금을 모아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과천 주민들은 서울에너지공사가 주최하는 설명회에서 태양광 발전소가 위험하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자유한국당 소속의 시의원들은 반대 주민들을 대변해서 과천시 안에 태양광 발전소 건립을 불허하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조례안은 과천시의회에서 부결되었지만, 반대 주민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설치되는 태양광발전소(사진=서울시)

반대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소 입지인 서울대공원 주차장이 초등학교와 주거 지역과 30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근접성의 강조는 태양광 발전소가 뭔가 위험시설이라는 인식을 전제하는 있는 것이다. 그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보수 세력들이 유포하고 있는 소위 “가짜뉴스”들인, 중금속 오염과 전자파 위험들에 대한 걱정이 실려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는 위험들이다. 즉, 태양광 패널에 중금속은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카드뮴은 아예 사용되고 있지 않다. 또한 전자파 역시,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정도나 그 이하만 발생되고 있다. 정부와 환경단체, 일부 언론들이 열심히 “팩트 체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괴담”은 쉽게 사라지고 않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팩트 체크”만으로 일부 과천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대 주민들을 대변하는 자유한국당 시의원은 이 사업을 비판하면서, 서울과 과천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한 마디로 말해, 그렇게 안전하면 서울에서 할 일이지 왜 과천에서 하느냐는 것이다. 서울시로서는 당혹스런 문제제기일 수 있다. 이런 질문은 근본적으로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의 취지를 비웃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민들의 전기 사용을 위해서 멀리 핵발전소를 짓고 초고압 송전선로를 설치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안겨다준 것에 대한 성찰이었다. 그래서 서울을 위해 왜 과천이 (적어도 경관 변화에 의해) 희생되어야 하냐는 제법 정당한 질문처럼 보인다. 비슷한 질문에 과천시가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실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스스로 에너지를 자립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일지라도 대기오염 문제로 시도하기 어려울 것이고, 태양광 발전소 건립에 필요한 넓은 부지를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사고하자면, 지역 내 재생에너지 자원을 초과한 사회경제적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겪는 문제다. 서울의 인구를 적극적으로 분산시켜 사회경제 활동을 재생에너지 잠재량 내에서 유지하겠다는 혁명적 발상을 하지 않는 이상, 서울은 주변 지역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부지를 찾다가 쉽지 않아서,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으나 과천에 소재하고 있는 서울대공원 주차장 부지를 생각해냈을 것이다. 서울시는 그 부지를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을 뿐, 자기 지역 밖의 과천시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을지 모른다. 도움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그저 권리를 행사한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오만하게.

카드늄과 전자파가 아니더라도,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 안에 외부로부터 무엇인가 이질적인 것이 들어선다면 이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경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에 대해서 충실히 설명하고 또한 우려를 해소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은 사업 추진 주체의 책임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와 서울에너지공사가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되돌아 볼 일이다.

한편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좋은 일이라 강변하면서 정부 시책이란 점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다른 편에서는 주민들이 보수세력들의 “가짜 뉴스” 선동에 놀아나고 있다며 손쉬운 핑계거리를 찾아, 과천시와 과천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의 반대를 그저 “가짜 뉴스”와 “괴담”에 홀린 결과로만 쉽게 단죄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 야심찬 목표의 실적 채우기 식 접근의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과천 주민들의 반대를 옹호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들은 가짜 뉴스에 현혹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인식하든 그렇지 않든 자신들의 이기심을 그 가짜 뉴스 뒤로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밀양과 청도의 주민들이 초고압 송전탑을 두고 싸울 때, 요구했던 한 가지 대안이 지하화였다. 한전은 비싸서 안 된다고 했지만, 그것은 상대적인 것이었다. 과천 주민들이 요구한 송전선로의 지하화는 받아들여졌다. 과천을 포함해 수도권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특권인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핵발전소와 석탄발전소를 옆에 두고 초고압 송전선로를 머리에 이고 사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300미터 떨어진 주자창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위험하다는 엄살은 지나친 이기심이자 특권 의식의 발로일 뿐이다. 그것을 “가짜 뉴스”로 덮으려 하지 말라. 방폐장 건설을 반대할 때, 너희들은 전기를 쓰지 않냐고 비난을 받았던 억울함과 그래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앞서 설치했던 부안 주민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의 시대에 들어서, 과천 주민들을 포함해 누구든 앞마당과 뒷마당에 자신들이 쓸 태양광 발전소를 세워야 한다. “가짜 뉴스”가 이야기하는 근거 없는 위험을 핑계 삼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디선가 전기를 끌어다가 편리만을 누리는 일은 지속될 수 없다.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아 시민/환경 의식이 높다고 여겨져, 한 때 한국의 프라이부르그(유럽의 환경도시로 불리는 독일 남부 도시)가 될 것이라 이야기했던 과천이었다.

모르는 사람도 상당하겠지만, 과천시는 이미 2008년에 지역에너지계획을 세우고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7%까지 높이겠다고 선도적으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잊혔고, 현재 과천의 전력 자급율이 0.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뒷짐만 지고 있는 과천시청의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서울 그리고 과천의 갈등은 한국 에너지전환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한편에서는 정치권력의 야심찬 목표와 성급하고 무성의한 추진이, 다른 한편에서는 지금껏 누려왔던 특권을 가짜 뉴스를 방폐삼아 유지하려는 이기심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것이 수도권 지역의 재생에너지 확대 시도를 교착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에너지/전력을 다소비하는 수도권 도시들 사이의 갈등과 교착은, 이들보다 더 힘없는 비수도권 지역의 주민들과 농민들이 감내하는 고통으로 귀결될 것이다. 그것이 핵발전소나 석탄발전소이든, 아니면 에너지전환 시대에 맞춰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이든, 에너지 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의 분리는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가야 할 길이 멀다.

/ 한재각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장


* 에정칼럼은 레디앙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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