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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칼럼

 
작성일 : 19-04-01 15:40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오늘', 핵발전소 비리 공익제보자인 그들 / 이강준 이사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527  
J와 동료들을 해고시킨 액트와 ‘바보’이기를 거부한 9명의 오늘. 방사선 안전관리 현장에 있어야 할 이들은 J와 동료들입니다. 기우제를 하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공익제보자이자, 남편이자, 아빠인 해고노동자 9명이 그이들의 ‘현장’으로 복귀할 때까지 최소한 옆에서 계속 응원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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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미룰 수 없는 오늘', 핵발전소 비리 공익제보자인 그들
[에정칼럼] 그이들의 현장으로 복귀할 때까지

영어에서 ‘바보’를 뜻하는 단어 중에 ‘idiot’이란 단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어 ‘이디오테스’(idiote⁻s)가 나오는데, 이 단어의 뜻은 “공적인 정치참여 활동을 하지 않고, 개인적인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공동체 노동의 가치

오늘 ‘바보’이기를 거부한 40대 중반의 J를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반가운, 그렇지만 미안한 사람입니다. 그이는 불법파견과 비리로 인해 핵발전소가 위험하다는 상식적인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됐습니다. 5년째 해고자 신분입니다. (관련기사 http://www.redian.org/archive/119487)

오늘 국회에서 주관한 ‘핵발전소 안전관리 외주화 노동실태’ 주제 토론회에 초청을 받아 영광에서 올라온 참이라며 연락이 왔습니다. J가 건네준 자료집을 보니 국회 과방위의 김성수‧김종훈 의원과 산자위의 김성환‧우원식‧위성곤‧최인호‧홍의락 의원이 공동주최한 모양입니다.

그동안 J와 만나 나눴던 대화는 대체로 ‘핵발전소 안전’과 ‘공적 시민의 삶’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오늘은 J에게 함께 해고된 9명의 근황을 물었습니다. 다들 원자‧핵공학 관련 전공을 했고, 방사능 안전관리 자격증을 갖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비정규직‧불법파견 노동자로 10여년을 지내다가 ‘바보’임을 거부했단 이유로, 해고자 신분으로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그이들은 어떻게 먹고 사는지 걱정입니다.

변함없는 ‘핵발전 이익공동체’

누구는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고, 어떤 이는 태양광 패널 생산 공장의 단순노무직으로, 또 누구는 운전과 편의점과 택배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합니다. 제 앞에서 차분히 근황을 전하는 J는 현재 무직입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생계를 위한 노동은 중요하고, 가치가 있지요. 다만 그이들이 ‘바보’이기를 거부했단 이유로 블랙리스트가 되어 원치 않는 불안정한 40대 중후반이 되어 있는 현실에 묵직한 화가 솟았습니다.

지난 2014년 에정연은 정보공개센터‧뉴스타파와 함께 탐사보도 시리즈 ‘원전묵시록’을 기획‧진행했었습니다. 당시 핵발전소를 둘러싼 비리, 이권충돌, 전관, 노동권 유리 등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커다란 비리가 연이어 특종으로 보도되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적었지만, ‘액트’라는 방사선 안전관리 회사도 있었습니다. J와 동료들을 해고시킨 회사가 바로 ‘액트’입니다.

그런데 오늘 국회토론회 자료집을 보니, 엑트가 핵발전소 방사선관리용역 14개 중 3개의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3개가 적다고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건당 계약금액이 200억원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600억원 이상의 이권을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관련기사 https://newstapa.org/21590)

내일이 아닌 오늘 J와 동료들이 있을 곳

J와 동료들을 해고시킨 액트와 ‘바보’이기를 거부한 9명의 오늘. 방사선 안전관리 현장에 있어야 할 이들은 J와 동료들입니다. 기우제를 하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공익제보자이자, 남편이자, 아빠인 해고노동자 9명이 그이들의 ‘현장’으로 복귀할 때까지 ‘기도’라는 걸 해 볼까 합니다. 아직은 상식의 힘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도 하거니와 될 때까지 최소한 옆에서 계속 응원하렵니다.

/ 이강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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