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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칼럼

 
작성일 : 20-01-06 10:03
경제성장과 탄소배출은 결별할 수 있나? / 김형수 연구원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164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이 분리되는 탈조화는 가능할까? 최근의 보고서가 내린 결론은 절대적 탈동조화의 경험적 증거에 대해 부정적이다. 현재의 사회경제적 위기와 생태적 위기가 경제성장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장을 하지 않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것은 새로운 정책적 상상력이 발휘될 공간을 열어젖힐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스템 전환의 방안과 경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날 사회경제적 영향이 면밀하게 검토되지 않는다면, 이런 방향성 논쟁은 더 이상 의미 있게 진전되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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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과 탄소배출은 결별할 수 있나?
[에정칼럼] 시스템 전환 방안·경로·영향 토론해야

임박한 기후 파국에 맞서 급진적 체제 전환이 요구된다. 인류가 당면한 생태적 위기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녹색성장이 주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논의되어 온 그린뉴딜 또한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산업에 막대한 정부 재정을 투입해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는 점에서 경제성장과 탄소배출의 분리라는 논리를 공유하고 있다.

경제성장과 탄소배출이 분리되는 현상을 탈동조화라도 한다. 경제성장률과 탄소배출이 동일하게 증가하더라도 경제성장의 속도보다 탄소배출의 속도가 느린 현상을 상대적 혹은 약한 탈동조화라고 지칭한다. 경제성장을 하면서 탄소배출이 줄어드는 것은 절대적 혹은 강한 탈동조화라고 한다. 지구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으려면 더 이상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되도록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절대적 탈동조화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7월 티모시 파리크 외 6인의 공동연구진은 “폭로된 탈동조화: 지속가능성의 유일한 전략으로서의 녹색성장에 배치되는 증거와 주장들”(Decoupling Debunked – Evidence and arguments against green growth as a sole strategy for sustainability)이란 보고서를 펴낸다.


연구진은 경제성장이 자연에 끼치는 모든 영향을 포함하는 환경적 압력과 경제성장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탈동조화 선행연구 등을 검토한다. 결론적으로 연구진은 범위(지구적, 지역적), 지속성(일시적, 영구적), 규모(충분한, 불충분한), 평등(탈동조화 노력의 정의로운 배분)을 고려했을 때 경제적 성장과 환경적 압력의 탈동조화의 경험적 증거는 없다고 주장한다. 상대적이고 일시적이며 지역적인 탈동조화 현상은 있지만, 절대적이며 지속적(영구적)이고 탄소배출 완화목표 등 생태적 위기를 해결 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정의로운 탈동조화는 없다는 것이다.

자원 사용 관점에서 보면 전 지구적 채굴 자원량은 경제성장과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다. 지난 세기 1인당 평균 채굴 자원 사용량은 2배가 되었고, 지난 40년 간 전체 자원 사용량은 전 지구적 수준에서 3배가 늘었다. 에너지의 경우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지구적 경제성장과 에너지소비의 탈동조화 트렌드 비교”에 따르면 미국과 프랑스, 영국의 경우 2005년과 2015년 사이 절대적 탈동조화가 나타나고 독일의 경우 상대적 탈동조화가 나타난 것으로 연구되었다. 하지만 보고서는 지역적 범위의 상대적 탈동조화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물질자원의 경우 한 지역에서의 탈동조화는 다른 지역에서의 재동조화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정 지역 내에서의 경제성장과 에너지 사용이 탈동조화 되었더라도, 지역 내 에너지 소비가 아닌 외부에서 생산된 재화수입에 따른 소비까지 고려한다면 탈동조화 현상이 약화된다는 의미다.

물질자원과 에너지 사용 등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은 탈동조화 되었을까? 보고서는 매우 분명치 않으며 세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수의 연구는 상대적 탈동조화가 선발 산업국에서 일어났다고 서술하고 있으며, 몇몇 연구는 짧은 기간, 특정 지역에서 탈동조화가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연구에 대한 연구를 의미하는 메타 연구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연구진은 주장한다. “경제성장과 환경의 질: 환경쿠즈네츠 곡선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경제와 소득이 일정수준에 오르면 온실가스 배출은 감소하는 (환경쿠즈네츠 곡선) 현상을 발견할 수 있지만, 그 일정수준의 소득은 1인당 37,000 달러이며(이는 2백개 국 평균 1인당 GDP의 7배 수준), 지구기온 1.5도 상승 억제를 하려면 실질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경험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 곧 불가능하다는 것임을 단정할 수 없다고도 이야기한다. 자원 생산성이 GDP보다 영구적으로 전지구적 수준에서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면 절대적 탈동조화가 이론적으론 가능하다고 말한다. 결국 문제는 효율성이 추동하는 탈동조화가 일어나는 것을 가능케 하거나 막는 요인, 흐름, 현상의 영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다른 의미로는 탈동조화가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탈동조화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물질자원과 에너지 채굴비용이 늘어나는 상황, 자원 효율성 향상이 자원 사용량을 증가시키는 리바운드 효과, 문제 해결과정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문제의 전이), 과소평가된 서비스화의 영향, 재활용의 제한된 잠재성, 불충분하고 부적절한 기술변화,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의 탄소유출(비용 전가), 이 7가지 이유로 탈동조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가령 문제의 전이 측면에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을 위한 디지털 기술은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토지이용을 악화시키고 철강 등 자원 채굴량을 늘려 지역갈등, 환경오염 등을 심화시킨다. 바이오연료를 위한 바이오매스 또한 보호지를 잠식하고, 단작을 증가시켜 생물다양성을 훼손한다.(보고서는 생태적 위기를 기후위기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보고서는 탈동조화 전략이 새롭거나 전혀 시도되지 않은 전략이 아님을 지적한다. 적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유럽연합 위원회는 1990년대 이후로 지속적으로 탈동조화를 추진해왔다고 비판한다. 결국 탈동조화는 혁신전략이 아닌 지속전략인 셈이다. 따라서 이제껏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온 전략이자 정책이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훼손 등 생태적 위기를 해결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탈동조화 전략에 대한 반성,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진짜 혁신전략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그래서인지 보고서는 최종 결론의 제목을 경제성장과의 이별로 달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경제성장과 이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경제성장과 결별하려는 대안적 논의, 가령 탈성장, 사회적 연대경제, 공동선을 위한 경제 등에 정책 결정자들이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불평등이란 사회경제적 위기와 기후위기 등 생태적 위기가 경제성장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장을 하지 않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것은 새로운 정책적 상상력이 발휘될 공간을 열어젖힐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스템 전환의 방안과 경로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타날 사회경제적 영향이 면밀하게 검토되지 않는다면, 이런 방향성 논쟁은 더 이상 의미 있게 진전되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특정 영역의 성장을 배제하지 않는) 생산과 소비의 감축과 경제의 질서 있고 민주적인 축소가 어떻게 가능할지를 밝히고, 이 과정에서 현재의 불평등을 완화하며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요구된다. 그 요구에 응답할 수 있을지는 결국 우리 모두의 과제인 셈이다. 한시가 급하지만 치열한 논쟁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 Parrique T., Barth J., Briens F., C. Kerschner, Kraus-Polk A., Kuokkanen A., Spangenberg J.H., (July 2019), “Decoupling debunked – Evidence and arguments against green growth as a sole strategy for sustainability” [다운로드]

/ 김형수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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