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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칼럼

 
작성일 : 20-09-29 13:55
탈석탄 전환, 논의 과정도 정의로워야 / 정은아 연구원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764  
탈석탄 전환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 흐름에는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약속이 탈석탄 전환 과정에서도 적용되기를 바란다. 의사소통과정을 더 투명하고 포용적으로 만드는 것, ‘아직 아무런 결정이 나지 않았다’라는 말이라도 자주 하는 것, 노동자와 지역주민이 정책 결정과 계획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 함께 일하고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장을 여는 것에서 시작하자. 지역의 대안을 지역에서 논의하고 세울 수 있도록 이제라도 사회적 대화를 열고, 대안을 함께 만들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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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탄 전환, 논의 과정도 정의로워야
[에정칼럼] 노동자, 지역주민이 배제·소외되지 않고 참여하는 과정이어야

올해 보령화력 1,2호기와 삼천포화력 1,2호기가 폐쇄된다. 내년에는 호남화력 1,2호기가 폐쇄될 예정이다. 이어 2034년까지 삼천포화력 3,4호기와 보령화력 5,6호기, 태안화력 1~6호기, 하동화력 1~6호기, 당진화력 1~4호기 등도 폐쇄 가능성이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탈석탄 전환은 시급하다. 거스를 수 없는 지구적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탈석탄 전환으로 폐쇄 예정 지역 주민과 일부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거나 생계를 걱정하게 되기도 한다. 이들과 함께 한국 전체가 탈석탄 전환을 이루어나가기 위해서는 솔직하고 열린 자세로 소통하면서 함께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책임연구원과 7월부터 탈석탄 전환 정책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 단계적 페쇄가 예정된 태안, 보령, 당진을 방문하며 노동자, 발전소주변지역, 지자체,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났다. 사전 인터뷰에서 발견해낸 내용은 7월 27일자 에정칼럼에 잘 정리되었다.(관련 칼럼 링크) 이번 칼럼에서는 탈석탄 정책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일부 전달하면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논의의 장을 제안하고자 한다.

탈석탄전환과정의 이해관계자는 발전기와 터빈을 돌리고 발전소 관리감독을 맡은 발전사 정규직, 연료·환경설비와 경상정비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노동자, 청소·경비·방재 업무를 하는 자회사 노동자, 발전소 주변지역주민, 시·군 전체 주민, 지역 환경단체나 시민사회단체, 지자체, 지방의회, 발전사 등이 있다. 여기에 플랜트노조나 항만항운노조를 포함할 수도 있다.

인터뷰에서 만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탈석탄 전환 정책에 복잡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일자리 걱정이 큰 노동자나 석탄화력발전 폐쇄로 인한 지역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이들은 탈석탄 전환을 마냥 찬성하기도 그렇다고 반대하기도 어려워했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만’, ‘옳다고는 생각하지만’으로 시작하는 발언은 이들의 상황을 보여준다.

탈석탄 전환을 환영하는 이례적인 성명을 내기도 한 발전노조로서는 탈석탄 전환이라는 대의와 노동자들의 일자리 상실에 대한 걱정이 뒤섞이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에 놓였다. 항만항운노조, 플랜트노조 모두 상황은 비슷하다.

대체적으로 고용 보장과 전직 가능성이 낮을수록 탈석탄 전환의 수용성이 낮다. LNG발전소에서 직군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연료·환경설비 노동자 중에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대신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IGCC)를 지어야 한다거나,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를 늦춰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당진석탄화력발전소(사진=환경운동연합)

보령, 태안, 당진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수준과 인구수, 폐쇄시기에 따라 탈석탄 전환에 대한 태도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2029년 폐쇄가 시작되고 발전소 외 제조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당진시는 상대적으로 탈석탄 전환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그러나 올 연말 보령화력 1,2호기 폐쇄를 앞둔 보령의 한 시민은 1,2호기 폐쇄에 이어 5,6호기 폐쇄로 지역 경제가 되돌릴 수 없는 어려움에 빠질 것을 우려하며 충청남도, 중앙정부에서 시민들과 정책을 논의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없는 상황에 답답함을 표했다.

발전소 주변지역에서는 오랫동안 석탄가루, 분진, 소음, 송전탑 같은 환경·건강·재산 피해를 입어왔기에 발전소 폐쇄를 반가워하면서도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이 줄거나 관련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염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발전소와 지자체는 주변 지역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들과 적극 소통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부정확한 정보탓에 LNG발전소가 환경오염물질이 석탄화력발전보다 많이 나온다고 알고 있는 주민도 있었다.

탈석탄 전환에 동의하면서도 걱정하고 주저하고, 때로는 은근한 반감을 드러내는 일부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탈석탄 전환을 지지하는 국민 여론이 높으니 일부 반대의견으로 치부하고 탈석탄 정책을 더 강력하게 밀어붙이면 될까?

아니다. 그전에 먼저 ‘전환 과정의 대책이 무엇인지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발전소 폐쇄로 인한 걱정과 두려움을 이해하고, 석탄화력발전소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받게 될 영향과 대책을 당사자와 논의해야 한다.

노동자와 지역 주민이 탈석탄 전환의 부담을 다 져야한다면 정의로운 전환이라고 할 수 없다는 캐나다 정의로운 전환 보고서의 말을 떠올리자. 노동자와 지역 주민은 탈석탄 전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중심에 있어야 하며 시·군, 충청남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들과 협력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의사소통과정을 더 투명하고 포용적으로 만드는 것, ‘아직 아무런 결정이 나지 않았다’라는 말이라도 자주 하는 것, 노동자와 지역주민이 정책 결정과 계획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 함께 일하고 서로에게 배울 수 있는 장을 여는 것에서 시작하자. 지역의 대안을 지역에서 논의하고 세울 수 있도록 이제라도 사회적 대화를 열고, 대안을 함께 만들어나가자.

탈석탄 전환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 흐름에는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약속이 탈석탄 전환 과정에서도 적용되기를 바란다.

/ 정은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

* 에정칼럼은 레디앙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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