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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칼럼

 
작성일 : 21-01-28 08:14
재생에너지 확대와 영농형 태양광 / 김형수 연구원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08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농업의 역할에 대한 평가, 이에 따라 필요한 농지의 확보, 농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농정의 회복이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농촌의 태양광 확대는 결국 에너지 전환(재생에너지 확대)도, 기후위기 대응(농업의 생태적 역할과 식량자급 향상)도 가로막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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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확대와 영농형 태양광
[에정칼럼] 기후위기 대응 관점에서 재조정되어야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이 지난 11일 농업진흥구역 내에서 농업과 발전사업을 겸하는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하도록 하는 농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핵심은 농업진흥구역 내 영농형태양광 설치 시 농지의 지목변경 없이 20년 동안 발전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면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도시는 유휴부지를 확보하기 어렵고, 부지 비용이 높다는 점에서 발전사업의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농지를 태양광 발전사업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흐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농지는 식량생산을 위한 보루라는 점에서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고 재생에너지 자급률을 높일 것으로 여겨지는 농지 태양광은 역설적으로 45.2%밖에 되지 않는 식량자급률과 상충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농지를 이용해 태양광을 늘릴수록 재생에너지 전력을 많이 확보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식량 자급을 위한 기반을 상실하게 된다.

물론 이에 대한 대응으로 농사와 태양광 발전사업을 같이하는 영농형 태양광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이런 논리의 연장선 위에서 김승남 의원이 농업진흥구역 내에서 지목변경 없이 일시적으로 농업과 태양광 발전을 병행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이 가능하도록 농지법을 개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문제는 영농형 태양광이라고 해서 재생에너지와 식량자급의 상충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을 할 경우 태양광 패널 밑 작물 생산량이 7.3% ~ 20.3% 정도 감소한다. 물론 한정된 사례를 토대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례가 확보되어야 하지만, 식량자급률이 현저히 낮은 상태에서 더 많은 농지확보 없이 우량농지인 농업진흥구역 내 영농형 태양광을 추진하는 것은 에너지전환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농정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꼴이 된다.



영농형 태양광 전경


농지 잠식의 주범은 태양광인가?

농업계의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의심과 경계는 상당하다. 외부 발전사업자 중심으로 농지를 전용해서 지역주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추진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공기업 중심의 대규모 농지 태양광 사업이 늘면서 농업계의 비판과 경계는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농지 전용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 농지전용면적은 12,303ha에서 2019년 16,467ha로 그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전용되는 농지면적 중 태양광으로 인한 농지 전용면적의 비율은 2015년 4.7%, 2017년 8.8%, 2019년 15.5%로 늘어났다. 농지전용의 주요 원인은 도시 및 산업용지 개발, 농업 관련 등 각종 시설물 설치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최근에는 태양광 설치로 농지전용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결국 농지전용 후에 지목을 변경해 지가상승 및 개발수익을 올리려는 농지 개발주의 기존 관성이 고스란히 태양광 발전사업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승남 의원의 최근 농지법 개정은 지목변경 없이 농업과 태양광발전사업을 병행하기 때문에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영농형태양광 또한 작물 생산량 감소를 결과하기 때문에 실질적 농지 감소라 할 수 있다. 일의 선후관계를 따지자면 기존 전용된 농지의 회복 없는 영농형태양광을 위한 농지전용 규제완화는 에너지전환과 지속가능한 농업의 상충관계를 고착화하는 것과 같다. 농지의 감소는 향후 기후위기 대응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이로 인한 농지 감소는 윗돌을 빼다 아랫돌로 괴는 것으로 전체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약화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농민의 소득이 증가하면 그만인가?

농지감소 측면에서 농지태양광에 비판적이라도, 오히려 지목변경 없이 농업과 태양광발전사업을 병행하는 영농형태양광이 농지보호와 농민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주장 또한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현재 농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는 매우 어려울 정도로 농업소득은 충분히 높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 보니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하락해 2019년 24%로 떨어졌다. 농업계에서는 농업소득을 회복할 수 있는 농정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이 농업소득 증대의 교란 역할을 하는 모양새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농사보다 농사 외적 소득이 더 많은 가능성의 영역이라면 농민은 왜 농사를 지어야 하는가?(이 말이 농업의 가치가 오로지 시장에서만 인정받아야 한다는 말로 오해돼서는 안 된다.)

한 겹 더 헤쳐보자. 과연 영농형태양광이 농민 소득을 증대할 수 있는가. 2019년 빌려서 농사짓는 땅은 전체 농지의 47.2%에 달한다. 태양광 100kW의 경우 대략 1억 5천만원, 영농형 태양광은 1억 8천만원이 소요된다. 저리로 대출을 받더라도 자부담이 있기 마련이고, 자부담이 20%일 경우 영농형 태양은 3천 6백만원이 소요된다. 자기 소유의 농지를 가지고, 3천 6백만원의 비용을 융통할 수 있는 농부가 얼마나 될까? 결국 영농형 태양광이 소득 증대로 연결되기 이전에 영농형 태양광에 진입할 수 있는 농민들의 여건이 고르게 확보되어야 한다. 영농형태양광을 통한 소득증대는 이런 선후관계를 간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질적으로 농민주도의 태양광은 요원하기만 할 것이고, 농지 관련 규제만 약화되는 결과만 낳게 된다.

2019년 400억으로 편성된 영농형 태양광 예산은 상반기 집행률이 1.7%에 불과했다. 농촌에 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농업에너지 이용 효율화 사업 또한 2019년 예산 집행률이 54.9% 수준으로, 3년 연속 실집행률이 70% 미만에 불과했다. 대부분 비용의 자부담이 농민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물론 이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농민들이 주어진 제도를 활용할 여건 혹은 기반이 먼저 갖춰지지 않는다면, 태양광을 통한 농민소득 증대는 일이 진행될 수 있는 선후관계를 비틀고, 실질적으로 농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개발사업자 또는 금융계에 의한 이윤추출 수단으로 활용될 뿐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농업의 역할 평가가 선행되어야

재생에너지 확대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농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당연히 농지가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일정하게 활용되는 것(영농형 태양광) 자체가 부정될 일도 아니다. 하지만, 개발주의의 관성에 포획된 채 농민의 농업 활동의 여건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농촌의 태양광 확대는 농민과 농업계의 의심만 사고, 불필요한 갈등만을 부추길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농업의 역량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따라서 농민소득 증대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당위적 주장을 앞세워 값이 싸다는 이유로 발전사업의 시장성 확보에 경도된 농촌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제 심각하게 재검토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농업의 역할에 대한 평가, 이에 따라 필요한 농지의 확보, 농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농정의 회복이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은 채 진행되는 농촌의 태양광 확대는 결국 에너지 전환(재생에너지 확대)도, 기후위기 대응(농업의 생태적 역할과 식량자급 향상)도 가로막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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