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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정칼럼

 
작성일 : 21-03-09 09:41
미얀마 민주화 항쟁과 한국의 책임 / 이강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사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77  
한국의 미얀마 투자의 규모가 크고, 그만큼 미얀마 군부의 재생산의 기반을 제공해 왔다는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 짐짓 작금의 미얀마 사태가 우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결의안과 대통령 입장 표명으로 훈계 둘 처지가 아니란 말이다. 우선 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즉각 중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인권과 환경을 위한 OECD 투자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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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부쿠데타 발생한 지 한 달여 동안 군부에 저항하는 민주화 항쟁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 세계가 미얀마 군부쿠데타 세력을 규탄하는 가운데, 한국 국회는 지난 2월 24일 “아웅산 수찌 국가고문 등 구금인사를 석방하고 비상사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3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미얀마 국민에 대한 폭력, 즉각 중단돼야”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비판과 민주화 항쟁에 대한 지지 표명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회와 정부의 입장 표명만으로는 긴박한 미얀마 사태의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한국 정부는 그 동안 미얀마와의 관계에서 경제적 이윤 추구에만 열을 올려 왔고, 결과적으로 미얀마 쿠데타 세력의 기반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현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마웅저,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멈춰달라”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들은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멈춰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미얀마 인권운동가 마웅저는 국회의 결의안 채택에 감사하면서도, 한국의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미얀마 군부가 가지고 있는 힘은 무기이고, 군대의 힘의 뿌리에는 국제적으로 받아온 투자가 있습니다. 미얀마에 투자하고 있는 국제적 기업들은 미얀마 군대가 운영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군부가 쿠데타를 할 수 있게 만든 힘의 원천입니다.” (2021년 3월, 미얀마 인권운동가 마웅저의 편지 中)

미얀마 투자위원회의 자료(2019년 8월)에 따르면, 한국의 미얀마 투자액은 39.7억 달러(178건, 4.9%)로 싱가포르, 중국, 태국, 홍콩, 영국에 이어 제6위의 외국인 투자유치국이다. 또한 미얀마 통계청 자료(2019년 9월)에 따르면, 한국은 미얀마의 7위 수출대상국(4.6억 달러)이고, 9위 수입대상국(3.8억 달러)이다. 한국의 미얀마 투자현황을 보면, 법인 수 기준으로 제조업(주로 봉제업) 및 광업의 투자가 전체 50%를 차지하고 있고,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대우E&P의 가스전 투자(27억 달러)가 포함된 광업이 전체 투자금액의 37.6%를 차지하며, 운수업 및 제조업 투자비중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코트라, 2020).

한국의 미얀마 투자의 규모가 크고, 그만큼 미얀마 군부의 재생산의 기반을 제공해 왔다는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할 필요가 있다. 짐짓 작금의 미얀마 사태가 우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결의안과 대통령 입장 표명으로 훈계 둘 처지가 아니란 말이다. 우선 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즉각 중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인권과 환경을 위한 OECD 투자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

해외자원개발사업과 유상원조(EDCF)의 민낯

한국의 투자로 인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미얀마 슈에가스 개발사업이다.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의 미얀마 슈에가스 개발과정에서의 부녀자 성폭력과 민간이 강제이주, 아동노동 등 인권유린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커다란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관련기사)

더욱 심각한 문제는 슈에가스 개발에 한국가스공사가 공동으로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로부터 성공불융자(필요자금을 빌려주고 사업이 실패하면 융자금 전액을 감면해주는 제도)라는 특혜성 개발지원금을 받아 진행했다는 점이다.

OECD는 개발과정에서의 인권과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채택하고 있으나, 한국의 기업, 공기업, 정부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SK건설이 건설 중이던 댐이 붕괴하여 파국적 재앙을 낳은 라오스의 세피안-세남노이 댐 사업도 한국정부의 유상원조(EDCF)를 지원을 받아 진행한 사업이었다.(관련기사)

국회와 대통령의 선언이 진정성을 획득하려면, 환경과 인권을 보호하는 국제기준을 엄격히 이행하고, 관리감독 및 책임 체계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대외경제협력기금법(EDCF법)과 해외자원개발사업법부터 정비해야 한다. 이번 미얀마 민주화항쟁을 통해 우리 헌법에서 표방하고 있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전문)’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5조)’을 실현하기 위한 대외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단초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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