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공동체 리파워링 풍력발전 실험
대규모 간척지로 조성된 플레보란드(Flevoland) 주는 광대한 농지와 함께 풍력발전이 상징으로 자리 잡은 곳이다. 최근까지 수백 개의 풍력발전기가 20년 동안 가동되었다. 현재 이를 대체하는 리파워링이 진행 중에 있다. 1990년에서 2015년 동안 풍력발전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제이볼데(Zeewolde) 풍력발전단지의 리파워링은 2019년에 완료될 예정이다. 대략 10년 전, 풍력발전기 설비 공간을 임대해준 농장주나 오래된 풍력발전기의 소유자, 약 200명의 지역 주민들은 장차 풍력발전기를 교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토지 소유자들과 발전기 소유자들은 정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지만, 발전기 시설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주변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없었고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네덜란드 풍력협동조합(De Nieuwe Molenaars; the New Windmillers) 대표 Siward Zomer는 이런 불평등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주민들 사이에, 그리고 지방정부와 서로 협력할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5년 동안의 토론을 거치면서 시민들은 공동의 풍력 모임을 통해서 풍력발전 개발사업의 원칙과 방향과 조건에 대해 합의하였다. 일반적으로 그런 조건에 대해서는 프로젝트 개발자가 협상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풍력발전 개발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상태에서 함께 장기간 논의를 진행하여 주요 내용을 결정하였다. 최종적으로 이 결론에 대해 지역 주민들 모두가 수용을 하면, 중앙정부는 개발 계획을 승인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공동체 에너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사람과 조직이 필요했다. 네덜란드 재생에너지협동조합(REScoop.nl)과 유럽 재생에너지협동조합(REScoop.eu)은 마을 주민들이 이미 설치된 풍력발전기를 사들이고, 신규 풍력발전에 참여할 수 있는 현지 재생에너지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모자란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유럽 재생에너지협동조합은 스페인의 시민들에게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참고로 유럽 재생에너지협동조합은
MECISE(Mobilizing European Citizens to Invest Sustainable Energy)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시민펀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는데, 그 결과 200명의 농장주와 발전기 소유자 이외에도 1,000명의 지역 내외 시민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대단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iward Zomer는 네덜란드에서 공동체 리파워링 풍력발전의 잠재력이 1,000MW로 내다본다. 2016년 말 기준으로 네덜란드에 설치된 풍력발전용량은 4,328MW로 집계된다.
한국 역시 초기에 설치된 풍력발전에 대해 리파워링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리파워링 기술과 시장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의 검토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너지협동조합, 시민발전, 에너지자립마을 등의 방식으로 풍력발전에 대한 접근도 활발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형풍력 이외의 중소형 풍력발전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By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