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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동향

 
작성일 : 12-10-09 20:24
[국외동향] [방콕포스트]막다른 골목에 갇힌 기후협상, 왜 진전이 없나?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5,888  

막다른 골목에 갇힌 기후협상, 왜 진전이 없나?

남반구 포커스(Focus on the Global South)의 파블로 솔론(Pablo Solon, 전 볼리비아 유엔 대사) 사무총장과 월든 벨로(Walden Bello) 공동 창립자가 공동으로 방콕 포스트 오피니언에(9월 4일자)에 <막다른 골목에 갇힌 기후협상, 왜 진전이 없나?>(Why are climate negotiations locked in stalemate?)이란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당시 방콕에서 열렸던 유엔기후변화협상 작업반 회의의 과정을 평가한 것이다. 우리가 특히 주목할 부분은,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론을 거부하는 전략과 함께 중국 등 G77의 지연 전략이 사실상 ‘적대적 의존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이게 바로 기후협성의 진척이 없는 이유라는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중국 등 개도국과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활동한 NGO와 기후정의 진영에게 난감한 주제인, 소위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협상전략과 태도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다음은 칼럼 원문을 번역한 것이다.(by 노정․필)


2020년까지의 CO2 감축 수준을 높이는 논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유엔기후변화협약 방콕 임시회의가 마무리될 것 같다. 기후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까닭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위기 증폭

작년 한해를 지나면서 그린란드의 빙상은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다. 올해 7월 미국은 역사상 가장 더운 7월이었다. 건조한 도시로 알려진 베이징이 1951년 이래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었다. 인도는 장마철을 늦게 맞이하면서 4년만에 두 번째 가뭄이 왔다. 연이은 흉작과 사상최악의 정전사태로 인해 GDP 성장률이 5% 곤두박질 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필리핀은 정체불명의 폭우가 일주일이 넘도록 계속되었고 마닐라는 최악의 물난리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타이도 작년에 한 달 이상 홍수를 겪으면서 물에 잠겼던 바 있다.

기후변화는 이산화탄소 및 기타 온실가스의 축적 때문에 비롯되었다. 유엔기후협약에서 ‘부속서 1국가’로 분류되는 선진국들은 1890~2007년 간 온실가스의 70%를 배출했다. 그러나 이 나라들은 CO2 배출 및 소비 규제, 기후위기를 겪는 개발도상국을 구제하기 위한 재정적 기술적 지원 등 지구온난화 대책을 심층적으로 논의하기 가장 어려운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

미 의회 내 공화당 의원들은 기후변화를 뒷받침하는 명백한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그저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가공된 허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효력도 없는 기후법안조차 부결시킨다. 기후변화 외교에 실패한 유럽연합 또한 배출량 25% 감축은 비현실적이라며 20% 감축안을 고수했다. 유럽연합은 성장 완화나 소비감축 대신 탄소거래처럼 미미한 수준의 비현실적인 억제정책이나 탄소격리․포집과 같은 기술적 해결책을 내놓는 데 그칠 공산이 크다.

남-북반구 역학관계는 기후협상의 교착상태를 더욱 가중시킨다. 중국, 인도, 브라질과 남아공 등 이른바 신흥 자본주의 국가들은 -이미 그들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생태계를 착취하고 있음에도- 북반구가 기득권을 놓지 않는다며 자신들의 몫을 주장한다. 중국은 이제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이 되었지만 누적 배출량으로는 9%밖에 안된다는 것을 빌미삼아 의무감축을 거부하고 있다.

소비를 줄이지 않으려는 선진국과 그 전철을 되밟으려는 개발도상국의 의지가 기후변화 협상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2009년 코펜하겐과 2010년 칸쿤, 2011년 더반에 이르기까지 교토의정서 후속합의는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더반에서 합의된 것은 2020년까지 배출량 감축을 ‘자발적으로 서약’한 나라들에만 한정하는 일종의 ‘자유방임주의’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서약은 1990년 온실가스 배출량 수준에서 고작 13% 감축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금세기 지구 평균 온도는 4-6℃ 가량 상승하게 될 것이다.

최근 미국의 기후변화특사 토드 스턴이 기온상승폭 2℃ 제한 목표와 관련하여 미 정부에 좀더 “융통성 있는” 대처를 권고한 것은 미 행정부가 기후변화 의제를 대하는 애매한 태도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는 부속서 1국가들로 하여금 기후협약 합의를 미루는 핑계거리만 되거나 혹은 모두 다함께 의무감축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양자 공히 더 미약한 수준의 기후협정을 원한다. 미국은 유력 정치인과 대기업들이 구체적 실질적인 규제에 합의하지 않기 때문이며, 중국 입장에서는 수년 이내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최고에 이르게 될 것이기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를 미루면 미룰수록 더 이득이다.

이러한 교착상태는 헤게모니를 쥔 양국 간 갈등의 결과만은 아니다. 모든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자원의 소비와 생산, 그리고 지배권 확보 정책들을 바꾸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표들과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민중들보다 엘리트 집단의 눈치를 더 본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 사업들에 반대하는 민중들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더 이상 지구환경이 오염되길 원치 않는 시민사회가 타르 샌드(tar sand, 원유를 함유한 모래․암석에서 추출한 석유.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 ‘가장 더러운 에너지’라 불린다-옮긴이) 채취에 반대하는 운동에 나섰다.

신흥경제국의 엘리트 집단들은 그들이 의무감축 대상이 될 2020년까지 최대한 협정의 구속력을 덜고 시간을 벌기 위해 “역사적 책임”을 운운하거나 “다 같이 책임지되 차별화는 두어야 한다”며 ‘공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기후협상의 고착상태를 의도적으로 질질 끌면서 종전처럼 계속 잇속을 챙기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꼼수도 막다른 길에 이르렀음을 감안한다면, 유엔기후변화 협상에서 시민사회가 다시 제 목소리를 내고 G77(국제회의에서 저개발국가들의 버팀목 구실을 해왔으며 최근 선진국 주도의 기후변화 대응책 논의에 저항하는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개발도상국 그룹-옮긴이)이 이제껏 해왔던 방식이 아닌 다른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새로운 접근법 구체화해야

우리는 부속서 1국가들이 어떤 상쇄 없이 2020년까지 40~50% 감축 가능한 실질적인 감축안에 대해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를 체결하고 이번 도하 총회에서 공약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온실가스 기여에 대한 역사적 책임의 일환으로 즉각적인 녹색기후기금(GCF) 조달과 기술교류를 약속 받아야 한다.

동시에 중국, 인도, 브라질과 남아공 또한 부속서 1국가들보다는 낮은 수준이어야 하겠으나 유엔기후변화협약 원칙에 따라 상쇄 없는 의무감축안에 동의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소비문화에 의해 유지되면서 온실가스를 집중적으로 배출하는 성장 경로를 고속 주행하고 있는 신흥경제대국들은 더 이상 의무감축을 피하려 G77을 빙자하여 숨어있을 수 없다.

부속서 1국가와 신흥대국 이외 국가들 또한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은 아닐지라도 구속력 있는 협정을 약속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이것은 당장 의무이행이 불가피한 부속서 1국가들과 신흥경제대국들에게 아주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 중 다수는 그만한 역량이 있다. 배출량 감축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화하고 있는 개도국은 자신은 배출을 늘리면서, 그것도 대개의 경우 상층 계급의 이익만을 위한 배출을 늘리면서, [다른 국가들에게만] 배출을 줄이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면서 동시에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제시스템을 스스로 유지할 근거를 서로 주고받으며 공생하고 있다. 우리는 이 상황을 더 이상 묵인해서는 안 된다.

* 원문보기
http://www.bangkokpost.com/opinion/opinion/310683/why-are-climate-negotiations-locked-in-a-stale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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