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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동향

 
작성일 : 13-06-04 20:36
[국내동향] [Down To Earth] 한국수출입은행의 그린본드 발행과 기후정의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6,489  

한국수출입은행의 그린본드 발행과 기후정의

그린본드(green bond)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그 이면의 진실에도 주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린본드는 말 그대로 재생에너지,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친환경 사업에 국한된 일종의 특수목적채권이다. 세계은행이 2008년에 최초로 기후완화펀드를 위해 발행했고, 2009년 이후 점차 펀드발행기관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그린 본드는 세계은행, 국제금융공사 등 국제기구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다 노르웨이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CICERO)로부터 공인을 받은 한국수출입은행이 2013년 2월 21일에 5억달러의 그린본드를 발행해 세계 최초로 국가은행이 됐다. 이를 통해 조성된 재원은 “저탄소·친환경산업 프로젝트 관련 수출기업에 경쟁력 있는 금리로 지원하는 데 사용해 우리 기업의 미래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밑거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의 해외 채권발행의 새로운 ‘이정표’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이 그린본드를 발행하기 며칠 전 세계은행과 국제금융공사는 재생에너지와 기후변화 분야의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자 그린 본드를 매년 10억달러를 모으기로 결정했다. 2011년 이후 국제금융공사는 22억달러를 모았는데 지금까지 기후관련 채권 중에 가장 큰 규모이다. 2013년 5월에는 미국 하와이에서도 그린 인프라스트럭처 본드 발행 법을 입안했다. 이처럼 국제채권시장에서 점차 그린본드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큰 규모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20년까지 온도 상승을 제어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 분야에 5조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엔은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자금 중 80퍼센트가 민간 부분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이 70조달러를 사용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본다. 그린본드 발행자들이 겨냥한 시장인 것이다.

한편 이처럼 그린본드가 인기 있는 것은 녹색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데 있어 탄소시장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린본드 시장의 정확한 평가는 없는데, 어느 평가에 의하면 지난 5년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관련돼 100억~300억달러가 발행되었을 것이라 추정된다. 세계은행, 아프리카개발은행, 유럽투자은행과 같은 다자개발은행은 녹색이라 이름 붙은 채권으로 72억달러를 발행했다. 그러나 95조원에 달하는 전체 채권 시장에서 그린본드는 극히 미비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 그린본드를 비롯한 기후재정 메커니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세계은행이 탄소 상쇄와 같은 불공정한 프로젝트인 청정개발체제에 그린본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후 완화와 적응에 그린본드의 등장은 다른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그린본드와 같은 방식이 국제협상과 프레임워크 하에서 동의된 선진국의 기후 완화의  공식적인 의무로 인정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정의를 주장하는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언급했듯이 기후재정은 개도국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아야 하고 선진국이 개도국과 빈국에게 증여/무상원조의 형식으로 제공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 송도에 녹색기후기금이 유치된 상황에서 더 늦지 않게 기후변화를 둘러싼 재정 이슈를  차분히 평가하고 기후정의에 충실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그리고 한국수출입은행이 그린본드를 발행할 정도로 환경과 기후변화 측면에서 제대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모니터가 필요하다.<by 필> 


* 참고 자료

Richard Mahapatra, Enter green bond(Down To Earth 2013. 6. 1-15)
http://www.downtoearth.org.in/content/enter-green-bond

환경일보, 한국수출입은행 “녹색산업 지원 실탄 확보”(2013. 2. 25)
http://www.hkbs.co.kr/hkbs/news.php?mid=1&treec=133&r=view&uid=253244

아시아경제, [CEO단상] 그린본드를 아시나요?(2013. 3. 15)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3031511053620586&nv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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