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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동향

 
작성일 : 15-04-16 20:51
[국외동향] 파리기후총회와 “운동을 가로지르는 기후운동”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5,372  

튀니지 세계사회포럼 열리기 전인 3월 23일~24일에 Coalition Climat21 전략 회의가 열렸다. 패트릭 본드는 여기서 논의된 “운동을 가로지르는 기후운동(climate movement across the movements)”을 화두로 삼아 기후변화당사국총회와 기후정의운동의 미래를 고민한다. ‘운동을 가로지르는 기후운동’은 다양한 운동이 자신의 활동 영역을 넘어서 뭉칠 수 있는 시도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시애틀 투쟁 같은 열망이 분출될 것인가? 그래서 파리 총회(COP21, 2015년 12월 1일~12일)를 궁지로 몰아갈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평가하지만 그만큼 냉정하게 전망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을 보면서 한국 기후정의운동의 미래를 고민했으면 한다. <by 필> 

파리 총회(COP21) 개막 전인 11월 28일~29일과 12월 12일, 파리는 물론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가 기획되고 있다. 기후정의네트워크(CJN), 기후행동네트워크(CAN), 노동조합, 종교단체 등 많은 조직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탁 창립자 중 한 명인 크리스토프 아기통은 기후정의운동이 처한 문제를 이렇게 설명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기후정의운동이 없다. 지역 기반의 기후정의운동이 부족하다. 저항만이 아니라 대안이 필요하다. 기후정의운동에 중요한 이념적 차이가 존재한다.’ 크리스토프 아기통은 공동의 행동이 없으면 지구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이념이 아니라 공동 행동(인적자원과 물적 자원 모든 측면에서)을 강조한다.

그러나 패트릭 본드는, 꼭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판단에 우려를 나타낸다. 코펜하겐 총회(COP15)에서처럼 ‘협상을 체결하라’는 주장은 자칫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의 의미를 축소시켜버리곤 한다. 그리고 더반 총회(COP17)를 준비하면서 조직된 “C17”로 알려진 17개 시민사회조직들의 모임을 떠올린다. 남아공의 거대 환경단체와 노동조합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주도적으로 활동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결국 민중총회는 생기가 없었고 기후총회와 반동적인 배출 정책을 취한 남아공에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1만 명이 참가한 랠리 역시도 유엔 엘리트와 정치인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한 꼴이 되어버렸다. 남아공 기후정의운동, 그 이름에 걸맞은 행사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패트릭 본드는 더반 총회에 대해 국가 실패와 시장 실패는 물론 ‘비판 실패’라고 평가하는데, 이념적 선명성, 조직적 책임감이나 정치적 책임감 없는 ‘과잉 연대’를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반의 운동 실패가 파리에서도 반복될까? 패트릭 본드는 그렇게 전망하지는 않는다. 기획되고 있는 대중행동(11월 28일~29일)이나 “브뤼셀-파리 기후 기차”, 스웨덴 북부에서 파리까지 매 4km를 1천 명이 이어달리는 “죽도록 뛰어”, 바스크 지역에서 브뤼셀까지 200개 마을이 참여하는 “대안” 프로젝트(9월 26~27일에 절정), 그리고 1천 개의 지역기후행동(5월 30일~31일) 같은 지역적 움직임을 상상해보면, 파리는 더반과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프랑스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고 염려한다. 프랑스 지구의 벗의 말리카 페이로는 프랑스의 국가정책은 일관성이 없고 그렇게 야심차지 않다고 평가한다. 지방정치로 보자면 극우정당의 지지가 25%에 이른다. 프랑스 사회는 12월 6~12일에 있을 지방선거로 쏠릴 것이고, 이런 운동의 흐름이 선거에 흡수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기후총회 내부에 기후정의 동맹이 없고 주목할 만한 진보적인 인사도 없다. 외부에서 분위기를 만드는 활동가들과 연계해서 내부에서 정책을 만들 사람들이 없다는 점이 유엔 개혁주의자이 곤란함을 느끼는 이유다. 한때 영웅적인 대표들이 총회장을 시끄럽게 만들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G77&China 그룹의 의장인 수단의 루뭄바 디아핑이 코펜하겐 총회(COP15)에서 기후변화가 아프리카에서 홀로코스트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해 총회 밖의 활동가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지만, 그 뒤로는 분리 독립한 남수단 건설에 전념했다. 몰디브 대통령 모하메드 나시드는 ‘코펜하겐 합의’를 지지지하는 대가로 5천만 달러를 받기로 협상한 것이 위키리크스에 의해 밝혀지기도 했는데, 아무튼 지금은 2012년에 일어난 쿠데타로 불법적으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유엔 대사인 파블로 솔론은 칸쿤 총회(COP16)에서 명성을 날렸는데, 이제 유엔 대사가 아니다. 아마존 정글 도로 건설 논쟁으로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지지자들의 분열,  2013년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의 사망과 (채굴 중지를 피하고 혁신적인 기후부채 탕감 방식을 제안한 후에) 아마존 야수니의 석유 개발 결정을 내린 에콰도르의 라파엘 코레아에 대한 환경-원주민-여성 진영의 비판으로, 바르샤바 총회(COP19)부터 총회장의 진보적 리더십은 사라졌다. 필리핀 기후변화 위원장인 옙 사노는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고향 마을이 사라진 후에 바르샤바 총회(COP19)에서 기후총회의 무능을 질타했지만, 리마 총회(COP20) 직전에 쫓겨났다. 기후정의운동 측면에서 이제 확실한 것은 총회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자살 행위와 같다는 것이다. 좌파는 총회 밖에 있고, 안에 있는 것은 중도일 뿐이다.  

기후행동네트워크의 마크 라벤이 밝힌 운동의 내러티브는 지나치게 개혁주의에 가깝다(“사람들은 붕괴된 체제에서 믿음을 잃고, 기업들은 변화를 가로 막고 있다.” “우리는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기후행동네트워크 역시 마찬가지다(“2015년의 결판이 화석연료 없는 세상으로 가는 정의로운 전환의 비전을 이끈다.” “파리에서 세상이 화석연료 시대를 마감하는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더 진취적인 활동가들은 이런 개혁주의적 전망에 실망감을 나타낸다. 석유감시 인터내셔널의 니모 배시는 “우리는 ‘정의로운 전환’만이 아니라 ‘즉각적인 전환’도 필요하다. 석유를 그대로 두고, 석탄을 그대로 두고, 타르샌드를 그대로 두고, 셰일가스를 그대로 두는 것 같은 전환 말이다.” 바로 풀뿌리 활동가들이 대응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발리 총회(COP13)에서 기후정의네트워크가 출범할 당시 남반구 초점의 활동가였던 니꼴라 불라드는 “파리 총회가 확실히 실패할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기후행동네트워크의] 내러티브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다”고 평가한다. 기후정의네트워크의 원칙은 2010년 볼리이바에서 열린 기후변화세계민중총회에서 더 풍부해졌다. 이제 ‘기후정의’와 ‘기후행동’이라는 두 이념을 가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탄소시장에 대한 입장 차이다. 

배출원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이 나타나고 있다. 곳곳에서 석탄 사용에 대한 반대 운동이 거세고, 파리에서는 잘못된 해결책에 대한 직접 행동도 예상된다. 액션에이드의 테레사 앤더슨은 “파리가 기후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 이런 거짓말 때문에 코펜하겐에서 사람들이 포로가 되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현실적인 예측이 아니라 행동할 목적이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반구에 역사적 책임이 있고, 문제를 거의 유발하지 않았지만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더반에서 대표들이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 문구를 없애려 했던 중요한 이유이다. 결과적으로 ‘손실과 피해’를 현실화하는 방법을 찾는 게 더 어렵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녹색기후기금은 쓸모가 없다. 기후 부채에 대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이제 급진적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테레사 앤더슨은 “힘 있는 긍정적인 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생명이고 화석연료는 죽음이다. 파리는, 우리에게 힘이 있고, 우리가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모로코 총회]과 그 이후에도 계속 싸울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운동을 형성할 계기다.” 지금은 남반구초점에서 활동하는 파블로 솔론은 “우리에겐 확실한 내러티브가 있다. 기후를 태우려는 협상을 멈추게 만들자. 우리는 탄소시장, 지구공학과 낮은 배출목표에 반대한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메시지는, ETC 그룹의 팻 무니가 파리에서 보고 싶은 것으로 꼽은 대중 집회일 것이다. “뉴욕처럼 시작해서 시애틀처럼 끝내야 한다. 멈춰 세워라.” 2009년에 사망한 남아공의 시인인자 활동가인 데니스 브루투스는 이렇게 조언했다. “시애틀 코펜하겐.” 오염자들의 총회인 파리 총회(COP21) 역시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 운동의 태풍에서 기후정의를 향한 더 선명한 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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