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ENGLISH  |  HOME  |  SITEMAP

    자료마당

 
작성일 : 10-12-23 15:47
[기후변화] 지구해적질: 지구공학에 반대하는 이유(ETC Group)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42,473  
   ETC_geopiracy_4web.pdf (1.1M) [121] DATE : 2010-12-23 15:47:00
   영국 왕립학회_Geoengineering_the_climate.pdf (4.6M) [56] DATE : 2010-12-23 15:47:00

지구해적질(Geopiracy): 지구공학에 대하는 반대하는 이유
(ETC Group, 2010. 10)

2010년 10월에 발간된 ETC Group의 지구공학에 대한 비판 보고서 2009년 9월에 발간된 영국 왕립학회의 지구공학에 관한 보고서.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중대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작년 코펜하겐 회의(그리고 올해의 칸쿤 회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자, ‘새로운’ 해결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작년 말에 영국 왕립학회에서 발간된 지구공학 보고서가 그 기술적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는데, 국제정치적으로 정상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되어 지구생태계의 기후변화 ‘티핑 포인트’를 지나간다면 “플랜 B"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지구공학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 의회 내에서 지구공학에 대한 지지가 확산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발 빠른 일부 기업들도 지구공학에 대한 특허를 출원․확보하면서 사업적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인 정치가 무너진 뒤에는 ‘기술 정치’가 자리를 대신한다.

1990년대 중후반의 GMO 논쟁 과정에서, ‘터미네이터’ 기술(유전자 조작으로 재배후 수확한 종자를 다시 심었을 때 싹이 나지 않도록 하는 기술: 씨앗 불임기술이라고 부른다)의 존재를 고발하고 쟁점화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던 ETC Group이 지구공학의 위험성에 대해서 고발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섰다.

ETC Group은 2009년 코펜하겐 회의에 앞서 전 세계 NGO들과 함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기술이전에 대해서 국제적인 기술영향평가(Technology Assessment)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들은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가지고 올 것으로 예상하는 기술로 핵발전, 바이오연료, 유전자 조작 작물 및 나무를 거론하면서, 지구공학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ETC Group은 이 기술들이 “탄소를 저장하거나 자연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기 때문에 추진되고 있지만, 오히려 생태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재앙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작년 코펜하겐 협상 전체가 실패로 끝나버린 상황에서도 ETC Group의 주장도 무시되지만, 올해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0)에서는 달랐다. ETC Group이 주도된 HOME(Hands off Mother Earth! 어머니 지구를 손대지 말라!) 캠페인 그룹은 생명다양성협약에 관한 결정문(UNEP/CBD/COP/10/L.36)에서 "지구공학 프로젝트와 실험에 대한 사실상의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데 성공하였다.

ETC Group의 라틴아메리카 국장인 Silvia Ribeiro는 이번 결정에 붙여 ”행성의 온도계를 조절하려는 어떤 사적 혹은 공적 실험이나 모험주의라고 할지라도 정교하게 다듬어진 UN 합의를 위반하는 일이 될 것이“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2008년에 이미 확인된 바 있는 해양에 대한 철분 시비(ocean iron fertilization) 프로젝트에 대한 금지에서 더욱 확장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HOME은 지난 4월에 볼리비아 코참바에서 열린 기후변화 민중회의에서 결성되었다.


그렇다면 지구공학이란 무엇인가? 1992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는 지구공학을 “대기 화학적 변화의 영향과 싸우거나 대항하기 위한 우리 환경에 대해 실시되는 대규모 공학적 조치(large-scale engineering)”라고 정의하였다.

한편 최근(2009)에 나온 영국 왕립학회의 보고서는 지구공학을 “지구 온난화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지구의 기후 시스템에 대한 정교한 대규모 개입(intervention)”로 정의하며, “기본적으로 다음의 두가지(1. 대기 중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 2. 태양의 빛과 열의 일부를 우주로 반사시키는 태양 복사 관리(Solar Radiation Management: SRM))"로 구분할 수 있다고 밝힌다.

ETC Group도 유사하게 지구공학을 ”기후와 관련된 것을 포함하여, 지구의 시스템에 대한 의도적인, 대규모 기술적 조작“으로 정의한다.

지구공학 중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인공 화산’ 프로젝트이다. 이것은 오존층 파괴와 관련된 연구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바 있는 파울 크뤼천 박사가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서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기본 구상은 1991년의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에서 시작되었다. 이때 일어난 대규모 화산 폭발로 많은 양의 황산염이 성층권으로 올라가 햇빛을 가리면서 전 지구적으로 냉각 효과를 일으켰다는 관찰에 따라서, 이와 유사하고 성층권에 황산염을 인위적으로 살포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보다는 지구로 복사되는 태양에너지를 줄여서 대응하자는 구상이며, 이와 유사하게는 해양에서 소금물을 뿜어 구름을 형성하여 태양광을 반사하는 구상이나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모든 도시의 지붕을 하얀색으로 칠하여 태양광 반사량을 증대시키자는 구상과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과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구상은 해양 철분 시비 프로젝트일 것이다. 이것은 해양에서 광합성 작용을 하는 플랑크톤을 대규모로 생육시키기 위해서 철분 영양분을 살포하여, 이산화탄소를 해양생태계 안으로 흡수시키려는 시도이다.

이외에도 길이 100-200 지금 10m의 대형 파이프 수천 개를 바다 속에 띄워 영양이 풍부한 바다 아래쪽 물을 끌어올려 표층수의 해조류 번석을 촉진하려는 구상도 있으며, 대륙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물질을 부탁한 인공나무를 수천만 그루를 심으려는 구상도 있다.

한편 발전소 등에서 석탄이나 석유를 태우는 과정에서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려는 기술(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지구공학 범위 안에 포함시킬 것인지 아닌지는 논란을 겪고 있다.

대기 중에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배출되기 전에 포집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생물다양성협약 관련 지구공학 모라토니엄에서 CCS는 제외되었으며, 칸쿤 기후변화협약에서는 청정기술체제(CDM)의 일환으로 CCS를 인정하자는 합의가 형성되었다.

그렇다면 ETC Group은 지구공학을 왜 반대하는 것일까? 아래에서는 ETC Group의 보고서에서 지공학을 반대하는 이유를 개괄적으로 요약한 내용을 발췌하여 번역하도록 하겠다.


왜 지구공학은 수용할 수 없는가?(ETC Group(2010), Geopiracy, p.33)


그것은 시험될 수 없다. 지구공학을 실험해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후에 대한 확인할 수 있는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지구공학은 대규모 차원에서 실행되어야만 한다. “실험” 혹은 “야외 시험”은 실제 세계에서의 지구공학의 적용과 사실상 같다. 왜냐하면 작은 규모의 시험은 기후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들과 생물다양성에게 그 영향은 엄청날 것이며, 즉각적으로 어쩌면 비가역적일 수 있다.


그것은 불공평하다. OECD 정부와 막강한 기업들(이들은 지난 세기 동안에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생물다양성에 미친 명향을 부정하거나 무시했으나, 온실가스 배출의 거의 모든 역사적 책임이 있다)은 가이아를 판돈 삼는 이 도박을 실행하기 위한 예산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이 진정적으로 좀더 취약한 국가와 대중들의 이익을 대변하리라고 믿을 어떤 이유도 없다.


그것은 일방적이다. 모든 지구공학 제안은 수백억 달러의 재정 규모 안에서 실행될 수 있기 때문에, 부유한 국가와 백만장자에게는 지구공학은 실행하기에 상대적으로 값싸고 간단한 것이다. 몇 년안에 실행 능력은 그 기술을 가진 몇몇 이들(개인, 기업, 국가)의 손에 있을 것이다. 지구 생태계를 조작하려는 일방적인 시도를 금지하기 위한 다자적 수단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그것은 위험하며 예측하기 어렵다. 지공학적 개입의 부작용은 알려져 있지 않다. 지구공학은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서 쉽사리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기계적 실수, 인간 실수,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그리고 지구의 기후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 알려져 있지 않은 자연 현상, 비가역성 혹은 재정 중단


그것은 조약을 침해한다. 많은 지구공학 기술은 잠재적으로 군사적 목적을 가지며, 그것의 실행은 유엔 환경적 조작 조약(UN Environmental Modification Treaty: ENMOD)을 침해할 것이다. 이 조약은 적대적인 목적으로 환경을 조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지구공학은 정부들에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생명다양성을 보호하기 보다는 다른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다. 지구공학 연구는 종종 “시간을 구매”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정부에게 기후변화로 약기된 피해에 대한 보상을 지연하고, 배출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회피하기 위한 명분만 줄 것이다.


우리의 기후를 상품화하고 기후 폭리(Climate Profiteering)의 우려를 제기한다. 기후 위기를 위한 행성적 차원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이미 특허 사무소에 특허 신청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플랜 B"를 정말 실행해야 할 상황이 된다면, 이것이 사적으로 소유되어 있다는 것은 끔직한 일이다. 행성을 변화시킨다는 진지한 기술이 결코 상업적 이익을 얻도록 해서는 안 된다. 지구공학이 기후 응급사태 시 사용할 계획이라면, 청정개발체제나 기타 상쇄 시스템 아래에서 탄소 배출권을 위해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 ETC Group의 ‘Geopiracy' 이외에도, 영국 왕립학회의 지구공학 보고서 파일도 함께 올린다.

* 이 소개글은 시민과학센터의 <시민과학> 2011년 1-2월호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사)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서울시 삼개로 15-10 (4층) [04172] *지번주소: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203-2
    전화 : 02-6404-8440  팩스 : 02-6402-8439  이메일 : mail@ecpi.or.kr  웹사이트 : http://ecpi.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