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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1-20 18:07
[보도자료/성명서] 1/20 최근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시민사회단체 공동 성명서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6,203  
   110120 최근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시민사회단체 공동 성명서.hwp (16.0K) [14] DATE : 2011-01-20 18:07:08

값싼 전기로 산업체 특혜 준 정부,
시민 탓만 하지 말고 전기요금개선으로 수요 조절해야.
- 최근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시민사회단체 공동 성명서 -

 연일 최대전력 수요가 갱신되고 있다. 지식경제부 장관이 전기난방을 자제하자는 담화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언론에서도 시민들이 전기로 난방 하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전력 사태가 정말 전기로 난방을 한 시민만의 책임일까? 시민들이 전기난방을 줄이거나 전기난방을 하지 않기만 하면 문제는 해결 되는 것일까?

 사실 이번 사태는 약 30년 전 시행된 잘못된 정책에서 기인한다. 1980년대 정부는 전기 수요를 높게 잡았고, 그 예측에 따라 공급탄력성이 떨어지는 핵발전과 석탄화력발전을 대폭 증가시켰다. 그러나 실제 수요는 예측한 양에 미치지 못했고 전기는 남아돌아 1986년 설비예비율이 61.2%에 이르기도 하였다. 과잉으로 공급된 전기를 저장하는 것도 힘들게 되자, 정부는 물가안정이라는 미명아래 전반적으로 전기 요금을 인하했다.

 이런 ‘값싼 전기’는 우리사회를 전기를 더 많이 쓰는 구조로 만들었다. 정부는 심야전력과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신설했고, 공장과 가게, 공공건물 너나 할 것 없이 난방을 하는데 다른 에너지원이 아닌 ‘값싼 전기’를 이용하게 되었다. 그 결과 보통 여름철 냉방 에너지 때문에 전력 수요가 여름에 최대를 기록했던 예전과 달리 점점 겨울철 전력수요가 급증, 겨울에 연중 최대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동안 이런 잘못된 전력 정책을 하루빨리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잘못된 정책에 대해 책임지지도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한국전력공사의 적자분을 메우는 임시방책만 고집해오다가 이제는 전기난방을 하는 시민들에게만 탓을 돌리고 있다. 시민들의 잘못이라면 정부 정책에 부응했고 세금으로 산업계의 전기요금을 보전해주면서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는 점뿐이다.

 실제로 이런 ‘값싼 전기’ 덕을 본 것은 전기난방을 하는 시민들이라기보다는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계였다. 산업계에서 작년 한해 사용했던 전기는 약 207 TWh로 전체 소비량 중 52%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계 전기 사용량 1위를 달리는 제철소에서는 철을 녹이는 용광로를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로로 전환했다. 제철소를 포함한 산업계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값싼 전기’요금 덕에 전기를 더 많이 쓰는 구조로 바뀌어 갔다. 마냥 시민들의 전기 난방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산업계가 사용하는 전기의 양이 너무 크다.

비슷한 사례가 프랑스에서 있었다. 핵발전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프랑스는 2009년 겨울 한파에서 전력공급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핵발전은 일단 가동하면 멈추기 어렵고 전기는 저장이 힘들다는 특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발전 비중을 높이면서 남는 전력을 소비할 요량으로 전기 열수요를 늘린 결과, 전기 부족에 직면해 급히 다른 나라로부터 전력을 수입하다가 그마나 양을 채우지 못해 전기공급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럽처럼 전기 부족시 외국에서 수입할 수 조차 없기 때문에 프랑스의 교훈은 유념해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현재의 전기 수요급증의 해결 방법은 수요를 조절하는 것이다. 30년 전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전기요금이 왜곡되었다면, 다시 수요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전기요금을 조정해야 한다. 전기소비에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에 대해서도 특혜를 줄 것이 아니라 전기요금을 정상화하고, 가정용 전기요금의 4분의 1 수준밖에 안 되는 값싼 산업용 경부하 요금도 시급히 폐지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겨울 한파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시적인 전력 부족에만 대응하고, 전기 수요를 조절하지 못한다면 전력난에 대한 우려는 반복될 것이다. 정부는 에너지소비 감축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전기 수요를 줄이는 정책을 펴야 한다.

 이번 겨울철 전력난을 계기로 무조건 에너지 공급량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저에너지 건축을 확산시킬 수 있는 법과 제도를 갖추도록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의 에너지도 보장되지 않는 에너지 빈곤층에게는 단열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화석 연료를 쓰지 않아도 되는 재생가능에너지 설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복지를 혜택을 주어야 할 것이다. 전력 정책은 바꾸지 않으면서 시민들만 탓한다면 전기를 수입할 수 없는 우리나라는 프랑스보다 더 빨리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201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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