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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2-28 14:02
[언론기사] [뉴스한국] “디스토피아 다가선 지구, 기후 변화 통제 못 해”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8,322  
“디스토피아 다가선 지구, 기후 변화 통제 못 해”

지구에 닥친 위기 공감한다더니 코펜하겐 결국 실패, 끔찍한 미래 앞당겨
최악의 시나리오, 지구 인구 10분의 1로 줄고…직접 불 피워 생활해야 할 수도

2009-12-25 19:44:08 [ 이슬 기자 ]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 실패로 인류의 미래는 디스토피아에 가까워지고 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진우 상임연구원)”

지난 18일 코펜하겐에서 막을 내린 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는 120개국이 2주 동안 열띤 토론을 벌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2년 만료되는 교토 체제를 대비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속력있는 합의문을 내놓지 못해 결국 실패했다.

코펜하겐 회의 실패와 관련해 이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인류의 미래가 디스토피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강원도 오지에서 살아야 할 정도로 에너지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고 삶은 피폐하게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직접 코펜하겐으로 날아가 회의를 지켜본 후 막 귀국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이진우, 김현우 상임연구원을 지난 24일 차례로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진우(오) 상임연구원과 김현우(왼) 상임연구원. ⓒ뉴스한국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진우(오) 상임연구원과 김현우(왼) 상임연구원. ⓒ뉴스한국
“지구 위기 알면서도 정치적 논리 탓에 실패”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 어떤 재앙이 닥치는 지는 이미 알려져 있다. 지구의 온도가 2도만 상승해도 전 세계 온대지방에 말라리아가 창궐하고, 10~20억에 달하는 인구가 매년 홍수로 극심한 피해를 입으며, 아프리카에 아예 비가 안 올 수도 있다. 세계 경작지 10~20%가 줄고 먹을거리가 사라지게 된다.

이 같은 위기감을 전 세계가 공유했기 때문에 각 국은 올해까지 보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합의했지만 결국 회의장에서는 국제적인 약속을 매몰차게 버렸다.

게다가 논의를 언제까지 끝낼 것인지 구체적인 기한도 정하지 않아 내년 멕시코에서 열릴 16차 회의에도 큰 기대를 걸 수 없게 됐다. 내년 1월 31일까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계획을 내놓기로 했지만 이 정도는 지난 3년 동안 논의해온 것과 비교해 전혀 진전된 것이 없다.

김현우 연구원은 “코펜하겐 회의는 꽤 통 크게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 구속력 있는 장치, 개도국 재정 지원에 관한 핵심 의제가 사라졌다. 당장 온실가스를 감축해도 온도가 낮아지거나 평형상태가 되려면 안정화 기간이 필요한데, 구속력 있는 합의안을 내놓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중국도 온실가스를 엄청나게 배출하게 됐다”고 맹비판했다.

이 때문에 협상장 밖에서 각 나라에서 모인 NGO 회원들은 날이 갈수록 더욱 강렬한 구호를 외치고 삭발까지 했다고 김 연구원은 전한다. 그는 “코펜하겐이 마지노선이라는 공감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는 무엇을 희생할 것인지에 대한 각오와 시나리오를 갖지 못했다 이것이 비극의 씨앗이다. 지금처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2100년까지 산업화 이후 6.4도까지 상승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연구원은 기후 변화가 가지고 있는 가속화 속성을 설명하며, 전 세계가 지금처럼 안이하게 행동한다면 어느 순간 기후는 인간이 도저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07년 스턴보고서의 내용을 토대로 “두 번의 세계대전과 경제공항을 합친 것보다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회의가 열린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회의장 주변 광장에 전시된 온난화를 경고하는 지구 모형. 온도가 상승해 새까맣게 타버린 지구를 형상화한 것.(REUTERS=Yonhap) <br >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회의가 열린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회의장 주변 광장에 전시된 온난화를 경고하는 지구 모형. 온도가 상승해 새까맣게 타버린 지구를 형상화한 것.(REUTERS=Yonhap)
“상상할 수 없는 현실, 디스토피아 오면 전체 인구 10분의 1로 줄어”
기후변화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실패한 이유는 각국의 정치 논리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 비용을 늘려 강제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 한다면 당장 조세저항이 일어날 것이고 이는 곧바로 표심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단순히 에너지를 줄이는 것보다 현 시대를 접는 공동의 출구전략을 통해 기후변화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세기가 화석연료로 인한 풍요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화석연료에 대한 비용 지불 시대라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전 세계 인구가 불편하게 살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출구전략을 짜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아래는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극단적으로 2100년 경 지구의 인구가 1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기후변화가 혹독해지면 삶의 터전과 경작지가 줄기 때문에 전 세계 60~70억 인구가 함께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만들 것인지 유토피아로 만들 것인지는 지금 결정해야 한다. 올해 코펜하겐이 보여준 대로라면 디스토피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 디스토피아란 서울에 살던 사람이 강원도 오지에 사는 것과 같을 것이다. 아주 최소한의 에너지만 사용할 수 있고 인터넷이나 교통수단, 환한 조명은 모두 포기해야 한다. 인간다운 삶이란 아예 꿈도 꿀 수 없다. 그때는 각국이 어떤 정치적 합의나 경제 질서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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