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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1-30 15:15
[언론기사] [프레시안] '에너지정치센터' 설립한 조승수 전 의원
 글쓴이 : 에정센…
조회 : 17,990  

"뉴타운 정치, 대안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


[인터뷰] '에너지정치센터' 설립한 조승수 전 의원


기사입력 2008-04-22 오후 6:36:15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난 2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마련한 지구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한 달 이상 빨리 찾아온 더위가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참가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는 날이었다.

북적이는 행사장 한켠에서는 하루종일 '계란삶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태양열조리기를 이용한 것. 삶아진 계란을 얻어 볼까 하는 마음에, 태양열조리기에 대한 호기심에 많은 이들이 발길을 멈추었다.

"많이 덥죠? 계란 하나 드시고 가세요."

태양열조리기 앞에서 조승수 전 국회의원이 계란을 삶으며 손님을 맞았다. 그의 옆에는 식물성 기름으로 연료를 만드는 '바이오연료' 기계가 보였다.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팜플렛에는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 가자'는 문구와 함께 '에너지정치센터'라는 낯선 단체명이 찍혀 있었다.

'튀는' 산자위원에서 '사회단체' 대표로…"핵심은 여전히 '정치'다"







▲ 조승수 전 국회의원 ⓒ프레시안

"오늘은 우리 단체가 출범하는 날이기도 하다. 거창한 행사보다 일을 하면서 시작하자는 의견이 모아져 오늘부터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에너지정치센터' 부스 안에서 마주앉은 조승수 전 의원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이 단체의 대표를 맡게 된 그는 단체명에 담긴 사연과 함께 단체의 활동목표를 설명했다.

"이름을 지을 때 논란이 많았다. 정책센터라고 하자고 했던 이들이 훨씬 많았다. 더 사람들이 접근하기 좋지 않겠냐고도 했다. 그런데 에너지 문제를 떠나 우리가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결국 '정치'에 있다고 봤다. 결국 근본적으로 정치를 통해 해결하자라는 생각에 '에너지정치센터'라는 이름을 짓게 됐다."

그는 "에너지 위기가 심화됨으로써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이 더욱 고통을 받고 있다"며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정치에서 환경정의를 바로세워보자는 뜻에서 출발한 단체"라고 말했다.

조승수 전 의원은 국회의원 재직 당시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으로서 활발히 활동을 벌여 이름을 알려나갔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일찍이 울산광역시 북구청장과 시의원 재직 당시부터 생태운동에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한국전력 등 에너지와 관련된 각종 공기업의 이익을 사실상 대변하는 산자위 내에서 핵에너지 사용을 반대하고 에너지기본권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던 그는 산자위 내에서 '튀는 위원'이 됐다.

"재미있었다. 유일하게 나만 달랐으니까. 하다못해 다른 상임위에는 민노당과 마음맞는 의원들이 조금씩은 있기 마련인데, 이쪽은 전혀 아니었다. 그런 의제에 대해 진보적 가치를 가진 이를 찾기란 힘들었다."

"에너지 문제는 모든 삶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

그가 '재미있었다'고 표현한 산자위 활동은 그가 에너지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05년 의원직에서 물러난 이후 민노당 산하 진보정치연구소 소장을 맡았던 그는 진보 세력 위기의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왔다고 했다.

"이른바 종북주의 문제도 있고, 계급대표성 문제도 있었겠지만 보다 주목한 것은 '생태'였다. 진보가 추구해야 될 가치가 세가지가 있다면 '평등, 평화, 생태'라고 봤다. 진보 세력은 자본주의적, 물질적인 욕망을 비판한다. 그러나 생태가 없는 주장, 안전함과 건강함에 기반하지 않는다면 완전한 평등과 평화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






▲ 이날 '에너지정치센터' 부스 앞에 설치된 태양열조리기로 하루종일 '계란삶기' 행사가 진행됐다. 삶은 계란을 까고 있는 조승수 전 의원과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 ⓒ프레시안

이 같은 문제의식은 지난 대선 기간 민노당 내에서 '녹색정치실천단'을 꾸리는 등의 활동으로 이어졌으며, 탈당 이후 그가 주축이 돼 만든 진보신당의 주요 비전에도 반영됐다. 조 전 의원은 "여러 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를 만나고 상의하면서 환경운동, 에너지 운동이 단지 시민운동의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 때 비로소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정당 활동을 떠나 보다 자유롭게 이런 활동을 하는 단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에너지 문제는, 이것만으로도 식량문제 등 우리 삶 속의 모든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봤다"며 "기존에 에너지 문제를 다루는 사회단체도 있지만 이를 특화시켜서, 이것만 가지고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탄생한 '에너지정치센터'에는 환경운동가, 정당인, 정치학 연구자, 언론인 등 다양한 이들이 모였다. 조 전 의원은 "정치정당의 영역과 시민사회 영역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상생해 나갈 때 문제가 풀린다고 본다"며 "대단히 정치적인 단체임에도 시민단체 쪽 몸담은 활동가들이 참여한 것은 이런 필요성을 느꼈던 것임을 반영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너지 운동을 정치적으로 실현해가겠다'는 목표로 출발했기 때문에 정당과의 연계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조 전 의원은 "필요하면 어떤 정당에 공개적 지지를 하거나 정당과 긴밀하게 손잡고 활동을 할 수도 있다"며 "현재까지는 진보신당이 우리 단체의 정체성이나 방향과 어느 정치세력보다 맞지 않냐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의 역할 보여주는 게 '정치의 영역' 아닐까"

. 조 전 의원은 "우리는 크게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바이오 에너지에 집중해보려 한다"며 "반핵, 탈핵 문제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힘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안티운동이 아닌 대안에너지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안에너지를 단지 말이나 슬로건으로 제시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 네트워크 속에서 실천해 보려고 한다. 이미 다양한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활동을 전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어떤 정책적·제도적 접근이 필요할지 구상하고 있다. 우선 4월 말에 열리는 부안 유채꽃 축제 참가를 시작으로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다양한 활동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산자위 활동에서 출발해 에너지 운동에 뛰어들어 민간 단체를 설립한 조 전 의원. 그의 행보는 최근 총선에서 당선된 상당수의 국회의원과는 사뭇 다른 인상을 준다. 서울에서는 '우리 마을에 뉴타운을 유치하겠다'고 외치며 당선된 뒤 '중앙정부가 할 일 아니냐'고 말하는 무책임한 행태가 여기저기서 보여지고 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오늘 지구의 날 행사에 온 사람들이 정작 집값을 올리는 공약에 투표접근을 하는 모순적 행동을 한다. 나는 모든 세계와 사람이 다 연결돼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게 정치의 영역이라고 본다. '당신이 환경적으로 깨끗한 삶,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당신이 추구하는 물질적 욕망을 적절히 제어해야 한다'는 관점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대안의 역할을 보여주는게 정치의 영역이 아닐까."

'정치를 통한 문제해결'을 추구하지만 정작 외피는 '사회단체'로 출발한 '에너지정치센터'. '활동이 어렵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조 전 의원은 "그보다 더 험난한 걸 많이 겪어봤기 때문에 별로 두렵지 않다"고 답하며 웃었다.

"어떻게 보면, 정말 도발적인 형태로 에너지 문제에 접근하려 한다. 그렇다고 저희가 땅에 발을 딛지 않고 날아다닐 생각을 하는 것만은 아니다. 신중하고 차근차근하게, 발을 현실에 딛고 운동을 만들어갈 생각이다."



/강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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